'찬투' 영향 나흘째 제주도, 직접 영향권 진입... 17일 새벽 '고비'

17일 50㎞까지 접근 최대 고비
강풍에 폭우 동반 큰 피해 우려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북상 중인 1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도로변 야자수가 넘어지고 있다. 뉴스1

초속 30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찬투’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16일 오후 제주가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제주 지역엔 13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17일 새벽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찬투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80hPa, 강풍반경 280㎞,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9m, 강도 '중'인 태풍이다. 찬투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 270㎞ 해상에서 시속 18㎞로 북북동진하면서 제주로 접근하고 있다. 태풍 찬투는 오는 17일 오전 9시쯤 서귀포 동남동쪽 약 5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한 후 일본 오사카 방향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찬투의 강도는 ‘강’에서 ‘중’으로 낮아졌지만, 제주 접근 시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9ｍ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초속 29ｍ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104㎞로, 지붕까지 날릴 수 있는 세기다.

태풍 '찬투' 예상 진로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북상 중인 1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2리 인근 앞바다에 거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시스

제주지역에는 이날 오후부터 17일 오전 사이 시간당 50∼80㎜ 이상의 물폭탄이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17일까지 100∼300㎜로, 산지 등 많은 곳은 400㎜ 이상 비가 내리겠다. 태풍 찬투의 간접 영향이 시작된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누적 강수량은 200~600㎜, 많게는 1,00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까지 나흘간 차량 고립사고를 비롯해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30여 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고,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드는 17일까지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태풍 찬투가 접근하면서 이날 제주를 잇는 바닷길은 전면 통제됐다. 제주기점 항공편도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15편(출발 3·도착 12편)이 결항됐으며, 태풍이 제주에 최근접하는 17일 오전에는 항공편 운항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 찬투가 북상함에 따라 전날부터 태풍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해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매우 강한 바람과 집중 호우, 높은 파도를 동반하고 있어 해안가 저지대나 하천변의 침수가 우려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