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국회 앞 분향소 설치하려다 경찰과 대치?
"박원순 시장 때도 고인 추모하려던 것 아닌가" 반발
'극단 선택' 마포 맥줏집엔 엿새째 자발적 조문 행렬
자영업자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자영업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16일 국회의사당 맞은편 보도에 '자영업자 합동 분향소' 설치에 나섰다. 자대위는 한계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18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찰은 그러나 자대위가 분향소를 설치하려던 장소에 펜스를 설치하고 5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원천봉쇄에 나섰다. 자대위 측은 400m 떨어진 산업은행 본점 앞으로 자리를 옮겨 재차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저지됐다.
양측의 대치는 자대위가 또 다른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준비했던 천막과 조화 등을 차량에서 내리지 않은 채 돌려보내면서 풀렸다. 자대위는 그러나 "분향소를 기습 설치한 뒤 다시 장소를 공지하겠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창호 자대위 공동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도 코로나 시국에 운영한 것 아니었나"라며 경찰의 대응을 질타했다. 이 대표는 "그때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자영업자들을 대하는 정부 정책은 유독 심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홍 공동대표도 "이틀 동안 최소 22건의 죽음이 있었고 어제 새벽에도 단체 카톡방에 유서를 쓰고 나간 분이 있다"며 "분을 풀기 위해 분향소를 준비한 것인데 이것까지 막아서야 되겠느냐"고 반발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청 등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분향소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광장 등은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사용 신청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자대위는 서울시내 10여 곳에서 동시에 게릴라식으로 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날에는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국회 앞에서 차량시위 전 기자회견을 하려다가 경찰 저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업주가 경영난으로 생활고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마포구 맥줏집에는 엿새째 자발적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와 시민들은 국화꽃다발, 핸드크림, 소주, 편지 등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맥줏집 앞에는 "힘든 내색 한번 안 하시고 생전 일만 하고 사셨던 언니, 그곳에 가서는 편히 쉬세요"라는 내용의 메모도 붙어 있었다.
"문 대통령님 항상 사람이 먼저라고 하시더니 이번에 돌아가신 여사장님 사연에는 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신지 이해가 안 된다" "곧 따라갈 거예요" "정부가 살인자입니다" 등의 메모도 보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