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재 회피 의심 북한 감싸기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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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4월 8일 세포비서대회에 참석해 폐회사를 하는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중국의 방해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제재를 피하려는 북한을 묵인하거나 비호하면서 국제사회의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선 적대 관계인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제에 힘을 보탤 이유가 없을뿐더러 북한을 방패 삼아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보고서 초안을 입수, “북한이 유령회사, 선박 위장 같은 수법을 동원해 제재를 회피하고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강화를 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보고서에 담긴 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대북제재위 활동을 방해했다고 전했다.
예컨대 대북제재위 전문가들이 중국 영해에 의문스러운 선박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묻자, 중국은 북한에 연료를 수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이 작년부터 중국 항구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덴마크 영화감독 매즈 브루거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내부첩자’에 포착된 북한의 제재 위반 정황을 조사하자는 요청도 단호히 거부했다. 영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무기상들이 만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유엔 중국대표부는 이 영화가 불법적 수단으로 제작된 것으로 의심되며 신뢰할 만한 정보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중국은 보고서에서 북한과 중국 대학들의 학술 교류에 관한 질의에 ‘그런 활동은 금지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위가 대학에 관련 질의를 보내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중국은 대만 표기를 문제 삼으며 대북제재위 활동에 어짓장을 놓기도 했다. 일례로 대북제재위에 소속된 중국 외교부 관리 리샹펑은 대만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회사 이름에 ‘중국 대만 지구’라는 표현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대만 문제는 대북제재위 활동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
WSJ는 중국이 대북제재위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분석했다. 2014~2019년 대북제재위 조정관으로 활동한 휴 그리피스는 “중국의 대북제재위 방해 활동은 근시안적”이라며 “대북 제재는 단지 미국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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