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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전의 독일 여행은 어떤 경험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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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전의 독일 여행은 어떤 경험이었을까?

입력
2021.09.17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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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의 히틀러(맨 왼쪽).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히틀러는 강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일부 외국 유학생들에게도 추앙받는 존재였다. 위키피디아

1933년의 히틀러(맨 왼쪽).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히틀러는 강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일부 외국 유학생들에게도 추앙받는 존재였다. 위키피디아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은 히틀러의 만행이 시작되기 전인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독일을 찾았던 여러 여행자들이 남긴 기록을 모아 외부자의 시선으로 당시의 독일을 재구성한 책이다.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이었지만 당시 독일은 여전히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나라였다. 공산주의와 싸우는 외로운 투사로 인식됐고, 특히 영국의 지적 상상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변함없이 강력했다.

독일은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예술이 꽃피우며 숙박비와 식비가 저렴한 나라였다. 투자든 여흥이든 학업이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서 사업가와 외교관, 정치인, 종교인부터 유학생, 일반 시민까지 앞다퉈 독일로 여행을 떠났다. 새뮤얼 베케트, 프랜시스 베이컨, 찰스 린드버그 등은 그들 중 일부다.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ㆍ줄리아 보이드 지음ㆍ이종인 옮김ㆍ페이퍼로드 발행ㆍ688쪽ㆍ3만3,000원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ㆍ줄리아 보이드 지음ㆍ이종인 옮김ㆍ페이퍼로드 발행ㆍ688쪽ㆍ3만3,000원

저자는 여행자의 좁고 짧은 시야를 모아 히틀러 시대 독일의 전체적 모습을 펼쳐놓는다. 사려 깊지 못한 외국인 청년들은 ‘하일 히틀러’를 외쳤고, 파시즘에 매혹된 문인들은 나치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반유대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연극에 감명받아 출연 배우에게 자동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2차 대전 직전 독일의 복잡한 사정과 구조, 역설과 모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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