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미호강살리기? 프로젝트 시동
2032년까지 10년간 총 6500억 투입
수질 1급수로, 수량 늘려 강 기능? 유지
강변엔 역사공원·백사장 등 친수 공간
충북 중부권의 젖줄인 미호천을 생태 하천으로 되살리는 사업이 추진된다.
15일 충북도에 따르면 미호천 수질을 살리고 주변에 시민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진행할 이 사업에는 총 6,500억원(국비 2,000억원, 지방비 2,300억원, 민간자본 2,200억원)을 투입한다. 미호천을 끼고 사는 청주시와 증평·진천·음성군이 사업에 동참한다.
충북 중부를 관통하는 미호천은 금강 지류 하천 가운데 가장 길다. 충북 음성에서 발원해 진천, 증평,청주를 거쳐 세종시 합강까지 약 90㎞에 이른다. 이 하천은 1970년대까지 천연기념물 황새의 주요 서식지였다. 세계적 희귀 물고기인 미호종개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개발과 환경 오염으로 지금은 평균 3급수 수준으로 수질이 나빠지는 등 생태계가 크게 파괴된 상태다.
미호천이 정식 명칭이지만, 지역에선 충북을 대표하는 친수 공간으로 되살리자는 취지를 담아 미호강으로 부르고 있다.
이번 미호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뼈대는 3급수인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는 것과 강변에 주민 휴식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도는 수질 개선을 위해 우선 청주·진천·음성의 미호강 단위 유역을 '수질개선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로했다. 도로·축사·농경지 등의 오염 물질이 하천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수질 정화를 위한 인공습지도 4곳에 조성한다.
그 동안 시군 별로 추진해 온 오염정화 사업은 통합 관리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하천 환경 유지를 위해 수량을 확보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청주 무심천으로 공급되고 있는 대청댐 용수를 현재 하루 8만톤에서 20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청주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1급수 수준의 하수처리수 중 하루 15만톤을 작천보 상류까지 끌어올려 방류할 참이다.
미호강 상류의 노후저수지 40곳을 보수해 갈수기 하천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친수·여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정북동 일원에 토성과 연결한 역사문화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까치네 원평동 일원에는 놀이시설과 식물원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한다. 오송읍 일원에는 호안 정비공사 때 나온 모래를 재활용, 대규모 백사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미루나무숲 도 복원하고, 파크골프장 등 생활체육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다.
도는 이 같은 미호강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음달 관련 용역에 착수하기로 했다. 용역 결과가 나오는 내년 하반기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2023년 첫 삽을 뜰 예정이다.
미호강을 되살리자는 움직임은 이미 지역 시민·환경 단체에서 시작됐다. 품꿈환경재단 등 도내 단체들은 2018년부터 미호강살리기 추진단을 꾸려 생태계 복원 사업을 벌이는 중이다. 이에 화답해 충북도는 지난 8월 미호강의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를 살리는 범국민 걷기 캠페인을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4대강식 토목 공사를 경계하는 소리도 나왔다. 풀꿈환경재단은 15일 낸 성명에서 "물이 살아있는 강을 만드는데는 공감하지만, 자칫 대규모 토공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이어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자는 국가물관리 계획에 따라 사업 초기부터 지역민의 총의를 모아야한다. 그동안 미호강을 살리려 노력해 온 민간 단체·전문가들과 '미호강 프로젝트 민관합동 추진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미호강은 충북의 발전을 이끌어 온 역사이자 미래, 희망이기도 하다”며 “맑은 물 이 넘쳐 흐르는 가운데 사람과 물고기, 철새가 함께 살고 쉬는 곳으로 되살려 도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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