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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객실 CCTV 설치율 28%...일부는 실시간 관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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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객실 CCTV 설치율 28%...일부는 실시간 관제 불가

입력
2021.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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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경의중앙선, 경춘선은 CCTV?미설치
1, 4호선 등 5곳에선 실시간 관제도 불가능
설치됐다 하더라도 식별 어려운 낮은 화소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직장인들이 전철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직장인들이 전철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7월 19일 아침. 번잡한 서울 지하철 4호선 전동차에서 한 40대 남성이 30대 여성을 10분 이상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지난달 26일 잠복해 있다 문제의 남성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그는 4년 전에도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성범죄 전과 10범이었다.

#7월 25일 한적한 시간에 서울 지하철 1호선 전동차에 한 남성과 단 둘이 남겨졌던 20대 여성 A씨는 그 순간을 떠올리면 식은땀이 난다. 흉기를 든 남성이 자신을 노약자석으로 밀치며 흉기를 목에 대고 성폭행하려 했다. 열차가 노량진역에 멈춰선 순간 온 힘을 다해 도망쳤다.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기까지 A씨는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지하 공간이어도 무수한 조명으로 환한 곳, 역마다 출입문이 열렸다 닫히면서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 그래서 범죄로부터 안전할 것이란 지하철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다. 범죄 예방과 증거 확보에 필수적인 CCTV가 버스와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엔 대부분 설치됐지만, 허술한 관계 법령 탓에 지하철 CCTV 설치는 지지부진하다.

15일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및 경의선?경춘선 등 13개 호선에서 객실 내 CCTV는 전체 6,162칸 중 1,717칸(28%)에만 설치됐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범죄 발생률이 높은 2호선(98%)과 7호선(97%)은 비교적 높은 비율로 설치됐다”고 밝혔지만, 3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 객차에는 CCTV가 단 한 대도 없다.

전동차 내 CCTV 설치 비율이 낮고 설치가 지지부진한 것은 빈틈이 많은 법령 탓이다. 2014년 도시철도법이 개정되면서 지하철 객차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소급 적용 조항이 빠진 탓에 그 이전에 생산된 차량에는 카메라가 없다. 이들 객차의 CCTV 설치는 차량 교체 시점에서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수도권 지하철 CCTV 설치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수도권 지하철 CCTV 설치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CCTV가 설치됐다 하더라도 실시간 관제가 불가능하거나 사물 식별이 어려울 정도의 낮은 화소 수를 가진 카메라가 태반이다. 코레일에서 관리하는 1ㆍ4호선, 수인분당선 등 5개 호선에선 영상전송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실시간 관제가 안 된다. 경찰 등이 사후 요청 시 영상을 찾아 다운받는 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위험 상황에선 도움이 전혀 안 된다는 이야기다. 또 CCTV가 설치된 1,717칸 중에서 939칸(54.6%)엔 41만 화소의 카메라가 설치돼 효용성이 크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철도도시의 기술기준'에서 고속·일반·광역 철도의 경우엔 영상감시설비 카메라는 130만 화소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2016~2020년) 지하철 범죄는 연 평균 3,382건에 이른다.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10건 가까운 범죄가 발생하면서 객차 내 CCTV 설치 요구 목소리는 높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하철 범죄의 경우 지금까지 드러난 범죄 통계보다도 객실 CCTV 미설치 등으로 드러나지 못한 암수 범죄 가능성도 있다"며 "지하철 내부도 범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지자체 장들이 의지를 갖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대중교통인 지하철은 한 해 19억 명을 수송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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