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끼던지기협회 국내 심판·코치 1호 송승원씨
경주 교촌마을 인근에 도끼던지기 체험장 오픈
"도끼던지기는 절댓값 스포츠 누구나 즐길 수 있어"
경북 경주시에 거주하는 20대 청년이 국내에서는 생소한 도끼던지기를 스포츠 반열로 끌어올리겠다고 나섰다. 6월 경북도 청년창업정착지원사업(옛 도시청년시골파견제)을 통해 경기 수원시에서 경주로 내려와 교촌마을 인근에 정착한 송승원(29)씨는 국제공인 도끼던지기 심판·코치 자격증 국내 1호 보유자다.
고려대 휴학 중인 송씨는 "도끼던지기는 신체조건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안전하고 쉽게 배워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절댓값 스포츠"라고 말했다.
캐나다 나무꾼 놀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도끼던지기는 서구에선 선수권 대회도 열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경기 방식은 간단하다. 여러 개의 원이 그려진 과녁에 도끼를 던져 꽂아 넣은 뒤 점수를 매기는 것으로 다트와 유사하다.
송씨는 올 초 세계도끼던지기협회(WATL)가 주관하는 심판·코치 자격증을 취득했다. 도끼날의 상태, 규칙, 안전 등의 과목들을 통과하면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 이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송씨가 유일하다.
다만 무기를 이용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안전이다. 송씨는 "도끼던지기의 중요한 부분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안전"이라며 "야구나 골프 스윙처럼 하면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자세로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씨가 도끼던지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영국 런던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다. 송씨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동아리 활동에서 도끼던지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과녁을 향해 도끼를 던지다 보니, 예전에 못 느꼈던 쾌감이 밀려왔다"며 "국내에도 정식으로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경북도의 청년창업정착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달 말 경주 교촌마을에 도끼던지기 체험장을 열었다. 한 달 남짓 됐지만 시민들 반응은 호의적이다. 송씨는 "가족이나 연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차분한 도시인 경주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도끼던지기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송씨는 향후 도끼던지기 국내 협회도 만들고, 정식 룰을 적용한 대회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주에서 신라의 천년 역사를 테마로 도끼던지기 보드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송씨는 "신라 역사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물들이 많이 숨어 있다"며 "역사적 자문과 고증을 통해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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