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AOA는 재기할 수 있을까. 켜켜이 쌓인 폭로의 잔해 위 이들의 미래는 여전히 짙은 안개 속을 헤매는 중이다.
최근 AOA의 재기 가능성에 대한 각종 추측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AOA의 위기를 불러왔던 전 멤버 권민아와 관련된 스태프들의 폭로와 과거 대화록 등이 잇따라 공개되면서다.
지난 8일 한 매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권민아는 지난해 신지민이 부친상을 당한 뒤 빈소를 찾아 신지민에게 사과를 받고 극적인 화해를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 뒤 권민아가 SNS를 통해 신지민을 저격했고, 이후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AOA 멤버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신지민은 자신이 과거 권민아에게 했던 잘못을 기억해 내진 못한 채 거듭 사과했고, 권민아는 이를 문제 삼아 분노했다.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못했지만 거듭된 AOA 멤버들의 중재 속 권민아는 향후 SNS를 통해 신지민을 향한 저격글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채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권민아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후 권민아는 SNS를 통해 또 다시 저격글을 올린 뒤 자해를 시도했다. 이로 인해 결국 신지민은 AOA를 탈퇴했고, 더 이상 권민아의 폭로에 대응하지 않았지만 권민아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약 7개월 간 신지민에게 수위 높은 욕설 등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과거 권민아와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의 폭로 역시 이어졌다. 권민아가 AOA 활동 당시 개인적인 일까지 요구하는 등 소위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대화록과 스태프들의 폭로 속 그간 자신의 피해만을 주장해 왔던 권민아에 대한 여론이 분분해진 가운데, 한 유튜버 역시 권민아가 활동 당시 프로 의식이 부족했으며, 정작 권민아를 챙긴 멤버는 신지민이었다고 주장하며 상황 반전에 힘을 실었다.
녹취록을 통해 공개된 당시의 상황과 제3자(스태프)의 입을 통해 전해진 권민아에 대한 증언은 빠르게 사태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신지민은 리더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모진 말과 행동을 했던 멤버로, 권민아는 자신의 행동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수차례 말을 번복하며 신지민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간 인물이 됐다.
여기에 신지민의 탈퇴 이후 멤버 설현이 신지민을 꾸준히 만나며 시간을 보내왔다는 목격담까지 전해지며 설현은 '방관자'에서 '의리의 멤버'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권민아의 폭로가 그랬듯, 줄줄이 공개된 이번 정황들 속에도 어떤 속사정이 포함돼 있을 진 장담하긴 어렵다.
대화록과 스태프들의 폭로 내용이 공개된 이후 권민아는 SNS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뒤 SNS를 중단하고 치료를 받으며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첫 번째 글에서 "너무 속상하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그는 다음 날 재차 게재한 심경글에서 자신의 행동과 발언이 과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폐쇄된 그의 SNS는 13일 현재까지도 굳게 닫힌 상태다.
권민아에게도 '또 다른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히며 이번 사태는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셈이 됐다. 물론 그간 계속된 권민아의 폭로 속 '왕따 가해자' '방관자' 등 주홍글씨를 새겼던 AOA 멤버들의 이미지는 다소 회복됐지만, 이것이 그들의 '재기 성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권민아에게 화살이 돌아간만큼, AOA가 이미지를 회복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지만 이들이 이전처럼 무대에 올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룹으로 활약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듯하다.
권민아를 향한 폭로는 차치하더라도, 여전히 이번 사태의 '진실' 규명이 속 시원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AOA의 재기는 너무 먼 이야기라는 것이다. 여전히 권민아는 신지민에게 받은 피해만큼은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 진실을 규명할 수 있냐는 것부터가 문제다.
물론 언젠가 이 사태에 속 시원한 마침표를 찍고 AOA가 다시 무대에 오를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갑작스럽게 쏟아진 녹취록·권민아를 향한 반전 폭로 속 AOA의 재기를 논하기엔 이들이 풀어야 할 일들이 아직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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