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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어려운 산불·고층건물 화재… '소방 드론'이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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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어려운 산불·고층건물 화재… '소방 드론'이 잡는다

입력
2021.09.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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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소방, 국내 최초 화재진압 군집드론 시연
500m 높이까지…?헬기 대신 부상자 구조까지

화재진압 드론이 고층 건물 화재 진압 시연을 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화재진압 드론이 고층 건물 화재 진압 시연을 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고층 건물 화재나 접근이 힘든 장소의 화재 발생 때 드론으로 진압하는 일이 현실이 됐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이다.

충남도와 소방본부는 9일 충남 천안의 중앙소방학교에서 여러 대의 드론을 이용, 고층 건물 화재를 진압하는 '군집드론 화재진압 시스템' 성능을 시연했다. 소방학교 10층 높이 훈련탑에서 선보인 이날 시연에선 사전 설정된 3가지 상황에서 편대 비행한 드론들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고층건물 화재진압 시연에선 화재조사용 드론과 화재진압 드론이 동시 출동했다. 화재조사 드론이 열 감지로 발화지점을 탐색해 3D 영상을 전송하고, 이 정보를 받은 화재진압 드론이 불이 난 지점에 정확히 소화약제를 방사해 불을 껐다.

화재조사 드론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로 육안 확인이 어려운 건물 내부 물체를 감지해 부상자 구조를 지원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이어 최대 이륙중량 200㎏의 대형 드론이 인명구조에 나섰다. 지상에서 공기호흡기, 산소마스크 등 인명구조 장비를 적재한 드론은 이륙 20여초만에 10층 빌딩 옥상에 착륙해 대기하고 있던 소방대원에게 물품을 전달했다.

소방대원이 부상자를 가상한 60㎏ 마네킹을 싣자 드론은 곧바로 지상으로 이동했다. 이륙과 부상자 이송, 착륙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분에 불과했다. 헬기가 부상자 구조에 나설 경우 이·착륙장소 선정에 어려움이 있고, 이·착륙 지점 이동 등으로 1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시간 단축으로 평가된다.

산불진압 시연에서는 6대의 드론이 군집비행해 산불 지점에 정확히 소화약제를 뿌려 단숨에 화재를 진압했다. 드론은 소화약제를 수직·수평으로 방사하고, 500m까지 상승해 화재를 진압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시연에 동원된 10대의 드론은 소방본부의 운항통제 시스템 제어 아래 움직였다. 최대 200대를 동시에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드론 보유 대수를 늘리면 화재진압 능력이 더욱 향상된다.

현재 국내외 소방서에서 운용하는 소방사다리차의 최대 작동범위는 70m로, 23층 높이 건물까지 화재진압이 가능하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복잡한 도심 화재 시 사다리를 최대로 전개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며 "그러나 드론을 활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시연에선 물 호스를 이용한 지난 3월 시연 당시 드러났던 문제점들을 대폭 개선했다. 물 호스 드론 성능 시연 땐 호스 무게 때문에 화재 진압 작전 높이가 건물 4,5층 정도로 제한됐었다. 또 소방수 방사능력이 약해 불을 끄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소화약제만 싣고 비행해 제 성능을 발휘했다.

시연을 총괄 지휘한 '군집드론 화재진압 시스템'은 충남과학기술진흥원, 한국화재감식학회, 한국화재폭발조사협회, 한국기술교육대, 청주대가 공동으로 연구 개발했다. 이들 기관은 이번 시연에서 확인한 자료를 토대로 배터리 용량개선, 소프트웨어 고도화, 관련 기관의 역량 결집 등을 통해 실전배치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또 군집드론 운항기술과 화재진압 능력향상, 프로그램 개선과 안정화를 거쳐 세계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조선호 소방본부장은 “이번 시연 성공을 계기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기술을 접목해 충남이 특수임무용 드론 개발에 선도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천안=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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