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임·곽영신 엮음??<어느 대학 출신이세요?>
오늘날 별 문제의식 없이 쓰이는 단어인 '지잡대'. 이는 '지방에 있는 잡스러운 대학’의 줄임말로 사실 명백한 차별과 혐오의 표현이다. 신간 '어느 대학 출신이세요?'(오월의봄)는 지잡대로 대표되는 학력 차별과 지방대 혐오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단비뉴스'에 연재된 기획기사를 엮은 것으로 지방대생을 직접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책은 비하의 대상이 된 지방대와 2등 시민으로 취급받은 지방대생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한편 노동시장 불평등에서 비롯된 한국 교육의 불공정과 과잉 능력주의를 구조적으로 파헤친다. 지방대 차별 문제는 곧 한국 사회의 승자독식 분배시스템이 낳은 불공정의 문제라는 것이다. 대학 간판만으로 생애임금이 결정되는 현실 속에서 대학 서열과 학력 차별의 고정관념이 심화하면서 지방대 출신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차별의 피라미드를 쉽사리 뚫지 못한다.
책은 또한 한국 사회 공정 논란의 한계도 비판한다. 한국 교육은 출신 배경에의 고려 없이 상위권 학생에게 기회를 몰아주는 '과정의 공정'에 집착함으로써 결과의 정의 측면에서 불공정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강조하는 능력주의와 경쟁 교육으로 패자의 불평등이 정당화되고 지방대 차별과 소외로도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책은 해결책으로서 대학서열 자체가 중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교육 개혁과 함께 일자리 격차 해소와 증세·복지 확충 등 경제적 불평등 완화 정책, 지역 불평등 완화 정책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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