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주의 의무 위반 정도 무겁다"
4세 딸의 유치원 등원에 나섰던 30대 여성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횡단보도에서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김상우)는 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당일) 스쿨존에서 사고를 내, 주의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무겁고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제한속도를 위반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A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당시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사고를 내기 사흘 전 왼쪽 눈 '익상편 제거' 수술을 받았다"며 "식당을 운영하며 배달을 직접 하던 피고인이 생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하다 사고를 낸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A씨도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죄드린다"며 "한순간의 실수로 한 가정의 미래와 행복을 무너뜨린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지난 5월 11일 오전 9시 20분쯤 인천 서구 마전동 검단복지회관 인근 스쿨존에서 자신의 레이 승용차를 몰고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B(32)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차량 밑에 깔린 B씨는 5m가량 끌려가면서 머리 등을 크게 다쳤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만에 숨졌다. B씨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 딸도 다리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사고 장소가 스쿨존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A씨에게 이른바 '민식이법'을 적용했다.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사망 당시 9세)군 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스쿨존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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