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인권위 정례회의서 권고?
피의자 가족·친지 2차 피해 막는 가이드라인 필요
경찰의 피의자 신상공개 관련 지침이 인권침해 가능성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은 올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과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4) 등을 포함해 7명의 피의자 얼굴을 공개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인권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인권영향평가를 주제로 한 정기회의에서 현행 피의자 신상공개 관련 지침을 개선하라고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경찰청 인귄위는 "경찰 수사단계 신상공개제도의 인권침해 우려 등 폐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얼굴 공개 등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신상공개는 범죄예방과 수사목적이 있는 경우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피의자 신상공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절차 등은 경찰 내부 지침을 따르고 있다.
경찰청 인권위는 신상공개의 근거가 되는 법률 개정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현행법은 '범행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등을 요건으로 두고 있는데 기준과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신상공개의 시기·절차·방법 등 형식적 측면은 규정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인권위는 신상공개심의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인사의 영향력을 더 높이도록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인원 구성을 바꿀 것도 촉구했다. 현재 신상공개심의위에는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이 참여하고 있다.
신상공개심의위 개최 시 피의자에게 의견진술 및 소명자료 제출 기회를 충분히 부여할 것과 피의자 신상공개 후 가족과 친지, 친구 등의 신상이 노출되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2차 피해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도 주문했다.
경찰청 인권위 관계자는 "2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강윤성 사건' 이전에 개최된 회의"라며 "여러 가지 신상공개 지침에 대한 권고를 받아 진행한 인권영향평가를 보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권고 차원인 만큼 이후 실제 지침 개선은 국가수사본부에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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