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엔 '첫 한국계 연방지법 판사' 기록
오바마 시절에도 고법 판사로 지명됐지만
당시 야당 공화당이 상원 장악해 인준 표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계 여성 루시 고를 제9연방고등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상원 인준까지 마친다면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법 판사'가 탄생하게 된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에서 근무하는 루시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연방고법 판사로 재직하게 될 첫 한국계 여성”이라며 “제9연방고법에선 두 번째 아시아계 여성 판사가 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DC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고 판사는 1993년부터 상원 법사위와 법무부 등에서 일했다. 이후 2010년에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판사 자리에 오르며 ‘첫 한국계 연방지법 판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6년 대선 당시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후보 진영에서 연방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고 판사의 전문 분야는 특허와 영업비밀, 상법 소송이다. 2014년 마무리된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1심을 주관하기도 했다. 작년엔 인구조사를 조기 마감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렸다. 인구조사 일정이 단축되면 소수인종이 조사에서 누락되고, 이로 인해 연방·주정부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민권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같은 해 10월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고 판사가 지명된 제9연방고법은 캘리포니아주(州)와 워싱턴, 네바다 등 서부 지역을 관할하는 대형 법원이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연방법원 판사를 지명하고, 상원 인준을 마쳐야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다. 고 판사는 오마바 정부 시절인 2016년에도 제9연방고법 판사로 지명됐지만,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해 인준이 표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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