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운영 뒤 생존율 30% 늘어
노쇠(老衰·frailty)는 나이 들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노화(老化·aging)가 아닌 생리적 항상성이 급격히 떨어져 쉽게 병이 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허약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고령층의 노쇠를 줄여 생존 기간까지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팀이 강원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균 77세인 383명을 대상으로 특화된 6개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다.
연구팀은 강원 평창군에 사는 고령인 383명 중 2015년 8월~2017년 1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받은 노인 187명과 그렇지 않은 노인 196명을 대상으로 6개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30개월 장기 효과를 분석했다.
노인 맞춤 그룹 운동은 스쿼트ㆍ플랭크 등 근력 운동 20분과 한 쪽 발 들고 서 있기 등 균형 운동 20분, 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 20분 등 1회당 60분을 1주일에 두 번씩 매달 강도를 조금씩 늘려가며 실시했다.
영양 관리는 고령층에서 부족할 수 있는 영양 섭취를 위해 탄수화물ㆍ단백질ㆍ필수 아미노산ㆍ지방 등이 골고루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두 번씩 섭취할 수 있게 영양 식품을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제공했다.
우울증 관리는 미국정신보건연구원에서 개발한 우울증 검사(CES-D) 결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고령인을 대상으로 의료진이 한 달에 한 번씩 상담 관리하고 필요 시 약제를 처방하거나 약물 복용을 관리했다.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많은 약을 먹고 있는 고령인에게는 복용 약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도록 약을 조정했다.
또한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집에 방문해 낙상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없애고, 지역 사회 도움을 받아 화장실 손잡이ㆍ낙상 방지 슬리퍼 등 필요한 물품을 설치ㆍ제공했다.
그 결과, 의료진과 함께 꾸준히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중 30개월 동안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비율이 각각 87%와 64.9%로 1.3배 차이가 났다.
또한 노쇠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는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기간이 평균 28.5개월인 반면, 참여하지 않은 환자는 23.3개월로 거의 반 년 정도가 차이가 났다.
장일영 교수는 “의료진과 함께 전문적으로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신체 및 정신 건강, 외부 환경 등을 세밀하게 종합적으로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고령인의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 노인의학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 IF=10.668)에 최근 실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