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 이끌어
8월 기업대출도 12년 만에 최대폭 증가
"대출 막히자 비은행권 대출 수요도 지속"
지난달 은행권이 내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한 달 새 6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을 죄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내집 마련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서, 전월에 이어 대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7월보다 6조2,000억 원 늘어난 1,046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월간 기준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던 7월(9조7,000억 원)보다는 증가액이 3조5,000억 원 줄었다.
하지만 전체 가계대출의 73%(잔액 기준)를 차지하는 주담대는 5조9,000억 원 늘면서 전월(6조 원)에 이어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실상 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셈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주택매매 및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집단대출 취급도 이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잇따른 대형 공모주 청약으로 7월 3조6,000억 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규모가 대폭 줄었다. HK이노엔 등 7월 진행된 공모주 청약 증거금(약 29조 원) 중 환불금이 8월 초 대거 반환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포함)이 전월보다 7조5,000억 원 늘면서 전체 증가액(7조9,000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8월 증가액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7월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은행권 대출중단까지 본격화됐지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대출 수요는 좀처럼 주춤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의 대출 문턱을 피해 비은행권으로 옮아간 대출수요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권의 대출규제와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비은행권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차장은 "DSR 규제 등 통상 은행권에서 규제를 적용받는 대출은 신청일로부터 2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대출 신청이 이뤄지는 만큼, 9월부터 규제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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