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프랑켈 하버드 교수 기재부 콘퍼런스 연설
밈 주식·비트코인 등 자산시장 거품 커져
신흥국에 더 큰 영향...한국도 재정정책 정상화 필요
백악관 경제자문관을 지낸 제프리 프랑켈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부채 등의 영향으로 모든 자산에 거품이 끼고, 이것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에브리싱 버블'을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 인상 신호가 신흥국의 ‘부채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프랑켈 교수는 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2021 주요 20개국(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 기조연설과 이어진 기자단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가 통화와 재정정책, ‘기적적인’ 백신 성과로 선방했지만, 하방 위험도 명확하다”며 “다양한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며 나타난 ‘에브리싱 버블’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이 같은 버블의 예로 들었다. 프랑켈 교수는 “게임스탑과 같이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한 밈(Meme) 주식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비트코인의 가격이 이렇게 상승할 근거도 없고, 전 세계 6만~11만 개의 가상자산이 존재한다는 것만 봐도 버블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프랑켈 교수는 특히 신흥국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 신흥국이 빚을 늘려 재정 부양책을 펼친 데 대해서는 "위기 상황에서는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부채 규모에 대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1994년의 ‘페소 위기’, 1997년의 ‘외환위기’ 등을 거론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때 신흥국 부채는 다시 위기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저소득, 중간소득 국가는 글로벌 투자자의 자산 유보로 인한 ‘서든 스탑’(예상치 못한 대규모 자본유출) 위험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다”고도 강조했다.
프랑켈 교수는 한국의 재정·통화 정책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한국은 견고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거의 유사하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실행해 온 것은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신호에 따라 세계적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도 이에 대비해 지금의 재정과 통화정책 기조를 반드시 정상화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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