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비대면 일상이 반도체 수요 폭증을 부르면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황이 초호황을 맞고 있다. 하반기에도 호황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하반기 파운드리 가격을 올리며 본격적인 수익 확보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주가, 메모리는 죽 쑤는데 파운드리는 고공 행진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으로 파운드리 회사의 주가는 초강세다. 세계 1, 3위인 대만 TSMC와 UMC 주가는 최근 3개월간(9월 6일 종가 기준) 각각 6.6%, 33.7% 뛰었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6.8%, 12.6% 급등했다. 최근 업황 고점 논란 속에 주가 부진을 겪는 메모리반도체 업계와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파운드리는 자체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팹리스)에서 설계도를 받아 칩을 만들어주는 주문 생산 전문기업이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파운드리 업계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할 만큼 초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리 회사가 가격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만큼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실제 TSMC와 UMC도 공급가를 15~20%가량 올린 것으로 전해지는데, 내년 추가 가격 인상까지 점쳐지면서 주가 역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요 파운드리 기업이 생산시설을 100% 가동하는데도, 여전히 강한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찍을 걸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영업익 4분기 1조 원 찍는다"
삼성전자도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분리 이후 처음으로 올해 하반기 파운드리 공급가격을 15~20%가량 올릴 전망이다. 덕분에 3분기부터 비메모리 분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2분기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영업이익은 1,000억~2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3분기엔 7,000억 원, 4분기엔 1조 원까지 뛸 거란 전망(유진투자증권)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는 TSMC와 치열한 미세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년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1세대 3나노 칩 양산을 계획 중이다. 만약 TSMC보다 3나노 칩 양산을 먼저하면 '첨단 칩 수주전'에서 새로운 기회도 얻을 수 있다. 19조 원 규모 미국 신규 파운드리 투자 후보지 결정이 임박한 것도 호재로 여겨진다.
파운드리 사업 전망이 밝아지면서 장기간 눌려 있던 주가 반등 기대감도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판가 인상이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비메모리 사업 실적 기대감이 재차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도한 D램 편중 구조 탓에, D램 업황 고점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는 한 '9만 전자' 복귀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에서 비메모리 비중은 8% 남짓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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