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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가 오면 도시열섬이 약해진다?

입력
2021.09.07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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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우
홍제우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

편집자주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보다 더 큰 위협은 없습니다. 기후변화 전문가 홍제우 박사가 관련된 이슈와 쟁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서울의 최저기온 분포(기상청 관측자료). 도시열섬은 도시가 그 외곽의 시골보다 온도가 높은 현상을 의미한다.

서울의 최저기온 분포(기상청 관측자료). 도시열섬은 도시가 그 외곽의 시골보다 온도가 높은 현상을 의미한다.


도시가 그 주변 지역보다 더 따뜻함을 의미하는 '도시열섬'은 도시 기후를 대표하는 가장 널리 알려진 현상이다. 건물의 굴곡으로 태양 빛이 더 많이 흡수되고, 복사냉각 효과가 줄어든다. 건물과 도로는 낮 동안 많은 열을 저장하고, 사람들은 자동차, 전기, 가스를 사용하며 많은 인공열을 배출한다. 또 도시의 표면은 자연의 토양보다 대체로 더 건조해서 증발이 적어 더 따뜻할 수 있다. 결국 도시열섬의 원인에는 도시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가 모두 녹아 있어서, 간단한 현상이지만 공부를 할수록 도시 기후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한낮에 '도시열섬 때문에 덥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이는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도시열섬 강도는 일반적으로 일몰 후 4~6시간 정도에 최대를 나타낸다. 낮 동안 저장했던 열기가 햇빛의 가열이 없는 저녁에 배출되면서 기온차가 커지는 것이다. 도시의 최고기온은 시골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최저기온은 도시열섬으로 도시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 그래서 도시의 일교차 범위가 시골보다 작다. 우리나라의 장기간 기후변화 분석에 따르면, 최고기온의 증가보다 최저기온의 증가가 더 크게 평가되는데, 이는 1960년대 이후의 도시화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 도시열섬 장기간(1962~2020년) 변화. 도시의 재개발 과정에 따라서, 인구변동과 경제활동의 변화에 따라 도시열섬도 변화한다(출처: Hong et al. 2019. Environ. Pollut.).

서울 도시열섬 장기간(1962~2020년) 변화. 도시의 재개발 과정에 따라서, 인구변동과 경제활동의 변화에 따라 도시열섬도 변화한다(출처: Hong et al. 2019. Environ. Pollut.).


우리나라의 도시열섬 연구 사례를 조사하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는데, 1980년대의 초창기 연구들은 1~3℃ 정도, 2000년 이후 연구들은 3~5℃ 정도로 더 강해진 도시열섬 현상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도시열섬도 도시의 변화에 따라서 장기간의 변화를 갖는지가 문득 궁금했다. 기상청의 서울기상관측소(독립문 인근)와 김포공항 항공기상대의 관측자료를 활용하면 1962년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비교가 가능하다. 1980년을 기점으로 단층 주택이 밀집해 있던 이전과 중층형 건물로 재개발이 진행되던 이후의 도시열섬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980년까지 1.5℃ 정도로 유지되던 열섬 강도는 2000년대 약 3.5℃까지 지속 상승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서울기상관측소 주변 마을에 건물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전체적으로 열섬강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1997년 외환위기, 2000년대 초반 카드 대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마다 도시열섬도 감소하는 변화를 보인 것이다. 도시열섬을 들여다보면 시민들의 삶과 그 도시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 혹자는 눈떠보니 기후위기라 하지만,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는 우리 모두는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떠올리면, '도시'가 모든 것을 함축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거주하고, 70%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이 도시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과 동시에 고도의 도시화를 이루어 현재는 약 92%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해법 또한 도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할 만하다. 기후적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도시 연구와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홍제우 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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