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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허진호' 충무로 잠시 떠난 감독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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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허진호' 충무로 잠시 떠난 감독들…이유는?

입력
2021.09.0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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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거장들,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선택
드라마 제작 퀄리티 향한 기대감 상승

스크린 떠난 거장들. 메가박스플러스엠, JTBC, 연합뉴스

스크린 떠난 거장들. 메가박스플러스엠, JTBC, 연합뉴스

이준익 한재림 허진호 등 충무로의 굵직한 감독들이 스크린을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한다. 영화판을 잠시 떠난 대가들은 각기 다른 형태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이다. 그는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 받았으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D.P.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D.P.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한준희 감독은 김보통 작가와 공동으로 각본을 집필한 넷플릭스 시리즈 'D.P.'의 연출을 맡았다. 'D.P.'는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 체포조 D.P.(Deserter Pursuit)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군내 가혹행위, 인권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누적 조회 수 약 1000만 뷰를 넘긴 김보통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한준희 감독 특유의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가 잘 녹아든 'D.P.'는 공개 직후 현재 최고의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D.P.'는 국내 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시청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자랑하는 중이다.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만든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도 드라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진호 감독은 지난 4일 첫 방송된 JTBC 새 드라마 '인간실격'을 통해 드라마 감독으로 시청자 앞에 섰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통해 허진호 감독은 영화보다 드라마 연출이 더 힘들었다면서 노고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하균 한지민이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 '욘도'로 호흡을 맞춘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신하균 한지민이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 '욘도'로 호흡을 맞춘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준익 감독은 OTT 진출을 선택했다. '자산어보' '동주' '왕의 남자' 등으로 한국 영화의 굵직한 한 획을 그은 시대극의 대가, 이준익 감독이 OTT 시리즈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내년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욘더'는 죽은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만들어낸 세계 '욘더'를 마주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시대극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준익 감독의 2032년 근 미래 배경작은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더 킹' '관상' '비상선언'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최근 웹툰 '현혹'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해당 작품이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비상선언'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재림 감독의 차기작이 될지 영화계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원작인 홍작가의 웹툰 '현혹'은 매혹적인 여인의 초상화 의뢰를 맡은 화가의 이야기로, 시간이 지날수록 밝혀지는 여인의 정체와 미스터리한 사건들, 그리고 어느새 여인에게 현혹된 화가를 그린 작품이다.

이 밖에도 박찬욱 감독의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윤종빈 감독의 넷플릭스 '수리남' 제작 소식이 들린 바 있다.

이처럼 스크린을 잠시 떠나는 영화 감독들이 점차 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연출력이 요구되는 현 시점, 영화 감독들의 드라마 작업이 작품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 이어지는 것이다.

영화 감독들의 다각도 작업은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한 극장가 상황에 기인됐다. 극장가의 관객이 줄어들면서 영화계 침체가 장기화됐고 자연스럽게 감독들은 드라마 판으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 특히 콘텐츠 플랫폼 시장은 빠른 성장세에 거장 감독들을 영입해 더 완성도 높은 'K-콘텐츠'를 선보이려는 모양새다.

이제 감독들은 영화판을 잠시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에서 자기의 역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시청자들 역시 감독들의 도전에 호기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영화로만 봤었던 감독들의 화려한 스케일이 안방극장으로 옮겨지면서 자연스럽게 높은 완성도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충무로 거장들의 선택이 일시적이지 않으리라는 예측도 있다. 코로나19 시국이 가져온 변환점, 거장들의 도전이 어떤 작품으로 탄생하게 될까.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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