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유성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경선에서 개표 발표 후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첫 승부처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압승을 거뒀다. 이 지사는 4일 치러진 대전·충남 순회경선 투표에서 54.81%의 득표율로 2위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27.41%)를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5일 세종·충북 경선에서도 이 지사는 54.54%의 득표율을 기록해 압승을 이어갔다.
4, 5일 이틀간 진행된 충청권 경선의 선거인단 수는 모두 7만6,000여 명으로 200만 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전체 선거인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12일 1차 국민선거인단(64만여 명) 투표 결과가 나와야 후보 간 우위가 분명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지사가 전통적 스윙보터 지역인 충청권에서 열린 첫 경선에서 큰 격차로 앞서 대세론을 형성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사실이다. 이 지사 측은 이 같은 기세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겠다고 자신하는 표정이다. “될 사람 몰아주자”는 분위기가 더 확산되면 민주당 경선은 다소 싱겁게 진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결과와 관계없이 그간의 민주당 경선을 돌아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명낙 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간 공방이 거셌지만 말꼬리 잡기나 과거 캐기식의 검증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네거티브가 경선 판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경선이 이런 식으로 계속되고 대세론까지 굳어지면 민주당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급격히 떨어질 게 뻔하다.
민주당 경선이 흥행하기 위해서라도 후보들은 이제부터 정책과 공약을 놓고 제대로 된 논쟁을 벌여야 한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만 봐도 실현 가능성을 두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 지사를 추격하는 후보들에게 기회가 없는 게 아니다. 가뜩이나 포퓰리즘 공약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질 때 지더라도 국가 비전을 두고 검증다운 검증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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