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 매장은 갤럭시Z폴드3(이하 폴드3)와 갤럭시Z플립3(플립3)를 체험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이날 폴더블폰을 구입하러 나온 소비자조차 예약 명단에 이름만 적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매장 관계자는 "매장에도 물건이 없어 예약만 받고 있다"며 "지금 예약해도 빨라야 20일 뒤인데, 그것도 장담은 못 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3세대 폴더블폰' 2종이 국내외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향상된 디자인과 성능, 합리적인 가격을 토대로 그간 일부 '얼리 어답터'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삼성도 부랴부랴 폴더블폰 생산능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매장 찾아도 못 산다… 중국선 3분 만에 완판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전예약을 한 소비자 가운데도 아직 물건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폴드3와 플립3 제품 공급은 빠듯하다. 그야말로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상황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애초 초기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잡은 탓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흥행에 수요가 일시에 몰린 영향이 크다.
실제 폴드3와 플립3는 출시 3주도 안 돼 국내에서만 100만 대 넘게 팔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일주일의 사전예약 기간에 92만 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작인 폴드2(8만 대), 최상급 기종인 갤럭시S21(50만 대)과 갤럭시노트20(70만 대)의 기록을 크게 압도한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미국, 인도에서 모두 초기 예약판매 신기록을 세운 건 물론,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1%도 안 되는 중국 시장에서도 사전 예약 대기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플립3는 중국에서 열린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3분 만에 3,000대가 완판되기까지 했다.
뜨거운 반응, 비결은?
업계에서는 그간 좀처럼 극복하지 못했던, 접고 펴는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낮춘 데서 흥행의 비결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휴대폰 성능을 대폭 개선하는 동시에, 가격은 예전보다 20%가량 낮췄다. 두 신모델 중에서도 특히 세로로 접는 플립3가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데,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소비자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200만 대의 폴더블폰을 판 삼성전자는 올해 700만 대를 목표로 잡았지만 증권가에선 800만 대 이상 판매를 점치고 있다. 이에 플립3의 경우 150만 대 수준의 추가 증산 전망(SK증권)도 나온다.
삼성도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못 미치는 비주류 분야인 터라,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3세대 폴더블폰이 갤럭시 노트처럼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로 보긴 어렵다"며 "이번 폴더블폰 흥행 실적이 삼성전자의 향후 스마트폰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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