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치질 방치하면 대장암으로 악화?

입력
2021.09.04 18:06
0 0

알쏭달쏭한 대장암 관련 속설

붉은 고기 등을 많이 섭취해 걸리기 쉬워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을 조기 검진하려면 50세 이상일 때 5년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붉은 고기 등을 많이 섭취해 걸리기 쉬워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을 조기 검진하려면 50세 이상일 때 5년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신 암 통계(2018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위암, 간암, 갑상선암에 이어 국내에서 발생 4위 암이다.

붉은 고기 등을 많이 섭취하면 걸리기 쉬워 '선진국형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과적 치료술이 발달하고 다양한 항암 화학 요법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일 고려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대장암에 대한 다양한 속설을 정리해본다.

◇대장암은 빨리 발견할수록 좋다? (O)

대장암 관련 증상인 빈혈ㆍ혈변ㆍ변비ㆍ설사 등을 겪고 병원을 찾으면 이미 간이나 폐 등에 암이 전이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을 느끼기 전에 건강검진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고 발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흡연ㆍ음주ㆍ비만ㆍ식생활ㆍ가족력ㆍ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한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증상이 없더라도 남자는 40대, 여자는 50대에 꼭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대장암은 늦으면 늦을수록 치료가 까다롭고 환자 부담도 크다. 사전적 대처야말로 최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대장암 발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조기 발견을 위해 건강검진 시행 가이드라인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선일 고려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의 논문(대한외과학회 공식학술지 ASTR(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에 2018년 1월 게재)에 따르면 30~40대의 10명 중 1명에서 선종(腺腫ㆍ대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용종)이 발견됐다. 특히 남성에서 여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고 발생 시기가 빨랐다.

대장암의 80% 이상은 선종에서 진행된다. 5~10년 정도 뒤면 암으로 진행된다. 선종 크기가 크고 세포 분화가 나쁠수록 암으로 진행 속도가 빠르고 암 발병 가능성도 높다.

◇대장암은 유전된다? (O)

대장암은 65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점차 연령대가 낮아져 30~40대에도 발견된다. 이 경우에는 유전성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부모 중에 대장암에 걸렸다면 자녀도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3~4배, 형제 간에는 7배까지 걸릴 위험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 대장암 환자 100명 중 15명은 가족력과 관련돼 있고, 5명은 유전자 결함에 의해 발병되므로 부모 중 한 사람이 유전성 대장암 환자라면 자녀는 50%의 확률로 유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하고, 조기 검진을 통해 면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대장암 4기는 ‘말기’가 아니다? (O)

일반적으로 암 4기라고 하면 말기라고 칭한다. 하지만 대장암은 4기라고 해서 꼭 말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장암은 다른 장기에 전이돼도 절제할 수 있다면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술로 제거할 수 있으면 치료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 다른 암과 다른 대장암의 특징이다.

최근에는 외과ㆍ내과를 포함한 여러 전문가가 함께 논의하며 진료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의 발전으로 절제 불가능한 4기암 환자도 항암 화학 요법 및 반복적인 수술로 완치에 이르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5년마다 하면 된다? (△)

대장암과 관련된 증상은 빈혈ㆍ혈변ㆍ변비ㆍ설사 등 배변 습관 변화, 복통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을 때에는 이미 20% 정도에서 간ㆍ폐 등에 전이가 발견된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5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염증성 장 질환 병력이 있거나, 1㎝ 이상 크기의 용종이 있었거나, 다발성 용종이 있으면 1~3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흡연하면 대장암 위험율 높다? (O)

40대 흡연 남성은 대장 용종 고위험군에 속한다. 대장암의 여러 원인 중 흡연은 특히 중요하다. 흡연하다 중단한다 할지라도 처음부터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위험이 높다. ‘대장암의 싹’인 대장 용종 발생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치질 방치하면 암 된다? (X)

치핵의 주증상인 항문 출혈은 대장암 증상과 일치해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핵과 대장암은 발생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르다. 치핵이 대장암으로 악화하지는 않는다. 이와 별개로 치루는 직접적으로 항문암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항문 질환이 있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은 예방 가능하다? (O)

대장암 발병 요인은 흡연ㆍ알코올ㆍ비만ㆍ육류 및 육가공품 섭취ㆍ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등이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금연ㆍ금주ㆍ식생활 개선(육류 대신 식이섬유 섭취, 우유, 칼슘 섭취)과 적절한 신체 활동과 균형 잡힌 체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