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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이 반복되면 무조건 크론병?

입력
2021.09.05 18: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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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은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크론병은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크론병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ㆍ궤양이 생기는 난치성 질환이다.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1만9,204명에서 2020년 2만5,476명으로 최근 5년 새 32%나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크론병 환자 2만5,476명 가운데 20~30대 환자가 1만4,208명으로 53%나 됐다.

20~30대 젊은 환자가 많은 것은 이들이 육식ㆍ즉석 식품을 많이 먹고, 질병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진단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30대에 크론병이 발병하면 다른 나이대 환자보다 증상과 중증도가 더 심하기에 주의해야 한다.

◇단순 장염ㆍ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비슷

크론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생활 환경, 비정상적인 면역계 반응, 장내 세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크론병 증상은 설사와 함께 잦은 복통ㆍ체중 감소ㆍ성장 지연ㆍ영양 결핍 등 의심 증상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

크론병은 환자 3명당 1명꼴로 항문 주위 치열ㆍ치루ㆍ농양 같은 항문 주위 질환이 동반될 때가 많아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가 잘 낫지 않고 재발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크론병에 걸리면 △장에 구멍이 생기는 누공(크론병 환자의 20~40%에서 발생) △장이 좁아지는 협착 △장이 막히는 폐색도 생길 수 있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천공(穿孔)으로 환자의 1~2%에서 나타난다. 아주 심한 복부 통증이 생기고, 움직이면 더 아프다.

장 염증으로 인한 증상 외에도 관절ㆍ눈ㆍ피부ㆍ간ㆍ담관ㆍ콩팥 등에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청소년 환자는 계속되는 복통·설사로 인해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곧바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기타 감염성 장염, 약제에 의한 장염, 음식 알레르기, 궤양성 대장염, 장결핵, 베체트장염 등 증상이 비슷한 질환이 많기 때문이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론병은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쉬우므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은 뒤 대장 내시경 검사 여부를 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초기에 약물 치료하면 효과 좋아

크론병은 조기 진단ㆍ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 치료할수록 약물로 치료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염증 성분이 많아 약물 치료로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질병이 오래될수록 섬유화 협착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기므로 약물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고 장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크론병은 완치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위장관 염증을 조절해 증상이 모두 없어지면 ‘임상적 관해(寬解ㆍremission)’라고 한다. 관해를 유지하는 것이 과거 치료의 일차적 목표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효과적인 약물이 많아지면서 단순한 증상 개선보다 내시경 검사에서 점막 치유가 되는 수준으로 치료 목표가 향상됐다.

경증 크론병 치료약은 5-ASA(아미노살리실산염)로 관해 유도와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5-ASA만으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증상이 중등도 이상일 때 사용한다. 효과적이지만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많아 급성기 단기간 치료에 주로 처방된다. 면역 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한 환자에게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투여한다.

최근 개발된 신약인 생물학적 제제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해 만든 물질을 함유한 약이다. 다른 약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중등도 이상 환자에게 투여한다. 효과가 매우 뛰어나지만 건강보험 적용 규정이 까다로운 것이 단점이다.

차재명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면서 입원ㆍ수술이 점점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면서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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