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국내 실질 GDP 성장률 0.8% 기록
정부 "연간 4.2% 경제성장률 목표에 다가가"
실질 GNI 증가율 둔화·치솟는 물가는 부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8%를 기록하며 연간 4% 성장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 둔화로 국민 생활이 예전보다 팍팍해진 데다, 물가상승률은 벌써 다섯 달째 물가안정목표(2.0%)를 웃돌고 있어 남은 3·4분기 경기회복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등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도 부담이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했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남은 3·4분기 성장률이 0.6% 이상이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연간 4.2% 성장률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며 “글로벌 경제규모 10위권 내 8개 선진국 중 회복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3분기(2.2%)부터 ‘마이너스 성장’ 흐름을 끊은 한국 경제는 이후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까지 4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정부·민간소비가 이끌었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등이 증가하면서 34년 만에 최고치(3.9%)를 기록했다. 의류·음식·숙박·문화생활 등에서 모두 소비가 늘어난 덕에 민간소비 역시 12년 만에 최대 오름폭(3.6%)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억눌렸던 ‘보복 소비’가 폭발하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늘었단 뜻이다.
정부는 코로나 학습효과로 이후에도 회복세가 이어질 거라 내다봤지만 3분기 한국 경제가 마주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덕을 봤던 민간소비가 3분기엔 방역조치 강화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소비 위축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해 지난해 2분기(-2.0%)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실질 GNI 증가율이 떨어졌다는 건 국민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예전보다 악화했단 뜻이다.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는 위축된 소비여력을 더욱 떨어트리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8월에도 2.6% 올라 벌써 5개월 연속 2%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5개월째 2%대 상승률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소득하위 88%에 25만 원씩 지급하기로 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역시 물가 급등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기저효과로 반사이익을 본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민간소비마저 꺾일 경우 한국 경제 회복세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3분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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