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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수승대, 수송대로...유래·소유자 새롭게 밝혀진 별서정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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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수승대, 수송대로...유래·소유자 새롭게 밝혀진 별서정원들

입력
2021.09.02 14: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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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수승대가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수렴 후 거창 수송대로 명칭이 바뀔 예정이다. 문화재청 제공

거창 수승대가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수렴 후 거창 수송대로 명칭이 바뀔 예정이다. 문화재청 제공


국가 지정 명승인 ‘거창 수승대(搜勝臺)’의 이름이 ‘거창 수송대(愁送臺)’로 바뀔 예정이다. 수승대란 이름은 퇴계 이황의 시 '기제수승대(寄題搜勝臺)'를 따라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에 앞서 수송대라는 본래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국시대 옛 신라와 백제의 사신이 이곳에서 송별할 때마다 근심을 이기지 못하여 ‘수송(근심을 보내다)’이라 일컬었다는 설과 뛰어난 경치가 근심을 잊게 한다는 설이 전해진다. 오랫동안 불려왔던 명칭의 연원을 확인함에 따라 원래 명칭인 수송대로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2일 문화재청은 명승으로 지정했던 별서정원 ‘성락원(현재 서울 성북동 별서)’의 역사성 논란 이후 명승으로 지정된 별서정원 22개소의 역사성 검토를 위한 전수조사 진행 중에 일부 정원의 지정가치와 역사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밝혀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별서정원은 자연에 귀의해 전원이나 산속 깊숙한 곳에 따로 집을 지어 유유자적을 즐기려고 조성한 정원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거창 수승대를 비롯해 담양 소쇄원, 담양 식영정 일원 등 3곳의 유래가 새롭게 확인됐다. 담양 소쇄원은 조선 시대 문인인 양산보의 호를 따 지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는 조선 시대 문신인 송순이 ‘맑고 깨끗하다’라는 뜻으로 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담양 식영정 일원은 조선 시대 문인인 김성원이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지어준 정자로 알려져 있었으나, 김성원이 정자를 짓고 임억령이 ‘식영(息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 문화재청 제공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 문화재청 제공


정원을 만든 이와 소유자가 새롭게 밝혀진 곳도 있다. 예천 선몽대 일원,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 구미 채미정 등 3곳이다. 예천 선몽대는 만든 이가 우암 이열도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은 그의 부친 이굉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부암동 백석동천은 소유자가 불분명한 상태였으나, 이번 검토를 통해 19세기 경화세족이었던 애사 홍우길이 백석동천 일대 백석실을 소유한 사실이 밝혀졌다. 구미 채미정은 고려 말 조선 초 성리학자인 길재를 모시기 위해 조성된 정자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조선 영조 44년 선산부사 민백종이 지역의 유림들과 뜻을 모아 건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수나 중건이 새롭게 확인된 사례도 나왔다. 순천 초연정 원림은 조선 헌종 2년 조진충이 초가로 지은 것을 그의 아들 조재호가 1864년 기와지붕으로 중건한 사실이 확인됐고, 예천 초간정 원림은 조선 선조 15년 권문해가 정자를 지은 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권별이 인조 4년 중수했고, 이후 화재로 불에 타자 후손인 권봉의가 영조 17년 현재의 자리로 터를 옮겨 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22곳 중 11곳을 검토했고, 나머지 11개소의 별서정원에 대해서도 올해 고문헌 고증 등 역사성 검토를 실시해 명승으로 지정된 모든 별서정원의 진정성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6월 성락원의 지정명칭과 지정사유 등에서 오류가 일부 인정된다며 명승 지정을 해제하고, ‘서울 성북동 별서’라는 이름으로 신규 지정(명승)한 바 있다. 당초 지정사유였던 조성자 조선 철종대 이조판서 심상응이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주장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문화재청은 명승 별서정원의 지정가치와 역사성 검토 결과에 따라 고시문과 국가문화유산포털에 게재한 내용을 6일 정정하고, 거창 수승대의 지정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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