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전·현직 수행비서들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의 칼끝이 광주시 고위 간부로 향하고 있다. 전·현직 수행비서들이 연루된 지역축제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 해당 간부의 그림자도 아른거리면서다. 경찰의 수사 타깃이 한층 더 윗선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는 광주시 고위 간부 A씨가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행업체 선정과 관련해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그간 현 수행비서 B(47·지방별정직 5급)와 전 수행비서 C(42·지방별정직 6급)씨가 이 시장 취임 직후인 2018년 8~10월 행사대행업체 업체 대표 D(56)씨로부터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행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대형 승용차인 K9과 오피스텔 등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조사해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2018년 김치축제 주무 국장이었던 A씨가 대행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부당한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포착했다. A씨가 2018년 8월 초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D씨 회사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제안요청서(공모 지침)를 무시하고 담당 직원에게 다시 협상을 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제안요청서 공모·평가 방식을 통해 대행업체를 선정한 광주시는 제안요청서에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기간(10일 이내)에 협상이 성립되지 않으면 차순위 협상적격자와 협상을 실시한다고 규정했다. 담당 직원은 이와 관련, "D씨 회사와 협상이 결렬된 이후 차순위 협상적격자와 협상을 하지 않은 이유는 말할 수 없다"며 "다만 D씨 회사에게 협상 결렬을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담당 직원에게 D씨 회사와 재협상을 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A씨의 재협상 지시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또 B씨와 C씨가 이 시장을 등에 업고 A씨에게 D씨 회사와의 재협상 등을 부탁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B씨와 C씨에게 알선뇌물수수나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 신병을 확보한 뒤 A씨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에 대해 "당시 실무자들에게 D씨 회사와 재협상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그럼, 그렇게(재협상) 하라'고 했다"며 "내가 D씨 회사를 알지도 못하는데 편의를 봐줄 이유가 있겠냐"고 해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