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다음 중 현재 방영 중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아닌 것은?
①인기 연예인들이 반려견 동반 여행지를 소개한다
②스타와 전문가가 반려인의 인테리어 고민을 해결해 준다
③내레이션을 통해 동물에 대해 설명하고 퀴즈를 푼다
정답은 ③이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명 시대, 동물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안방극장을 채워나가고 있다. 방송은 동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에 발맞춰 발전해 왔다. 오늘날의 제작진과 출연진은 동물과 사람의 행복한 '공존'을 꿈꾼다. 동물의 행동을 인간의 기준으로 해석하지도 않는다.
'개는 훌륭하다'부터 '우리집'까지…개성 가득 프로그램들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이경규 장도연과 동물 훈련사 강형욱이 활약 중이다. 출연자들은 고민견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들이 보호자와 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해결책을 제시한다.
JTBC '개취존중 여행배틀 - 펫키지'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하는 여행이 소개된다. 가수 김희철 태연, 방송인 홍현희, 배우 강기영은 반려견과 반려인 게스트를 위한 여행 패키지를 직접 설계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최고의 '펫키지'를 가리는 여행 배틀을 펼친다.
웹예능 '우리집'은 반려가족의 인테리어 고민 해결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모델 정혁과 반려동물 전문가, 인테리어 전문가가 반려인들의 사연을 받고 공간 개선을 위해 나선다. 다양한 주거 환경 속에서 동물과 살아가며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이에 앞서 동물과 관련된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KBS2 '주주클럽'은 2002년 방영을 시작해 2009년 종영했다. SBS 'TV 동물농장', KBS '동물의 왕국'은 각각 2001년과 2004년 첫 방송된 후 아직까지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MBC에브리원 '달려라 댕댕이'는 지난 5월에, KBS2 '류수영의 동물티비'는 지난 7월에 막을 내렸다.
꾸준히 존재해온 동물 프로그램, 바뀐 건 '트렌드'
오래전부터 동물 프로그램을 시청해왔던 이들이라면, 이러한 방송에도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수 있다. 방송의 초점은 '모든 동물'에 대한 '넓고 얇은' 지식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좁고 깊은' 정보로 옮겨갔다. 이에 더해 동물은 존중받아야 하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동등한 존재'로 자리 잡게 됐다. 대중의 의식과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동물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관심을 끌던 시기가 있었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와 같이 내레이션으로 동물이 말을 하는 듯 의인화하는 방식이 나오기 시작했고, 교감을 담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TV 동물농장'에서는 하이디가 동물들에 감정 이입을 해서 그들의 입장을 얘기해 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방향성은 의인화 쪽이 아니다. 동물이 우리와 다르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그들의 언어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사람을 기준으로 해석하지 않는 거다. 이렇게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강형욱씨인데, 반려동물과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는 훌륭하다'를 비롯, 여러 프로그램들이 사람과 동물이 즐겁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개취존중 여행배틀 - 펫키지'는 '사람과 반려견 모두가 행복해지는 여행'에 대해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혁은 '우리집' 1화에서 "사람도, 반려동물도 우리집에서 모두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아낌없이 도와드리는 펫테리어(펫+인테리어) 프로그램"이라고 방송에 대해 소개했다.
필요한 건 신중한 태도·새로운 접근
다만 생명을 가진 존재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만큼, 제작진과 출연진에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동물 프로그램 속 연예인의 주장과 자막을 통해 드러나는 제작자들의 생각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측이 표방하는 행복한 공존을 위해서는 언어, 행동이 시청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원한다면 차별화 포인트의 확보도 필요하다. 정 대중문화평론가는 "동물 프로그램의 수가 적지 않은 만큼 이제는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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