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중단하고 2030년부터는 전기·수소차만 생산, 판매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대부분의 유럽 자동차 업체가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신차 종식을 선언한 것에 비해 5년 가량 빠른 행보다. 경쟁사보다 ‘탄소 중립’ 달성에 더 빠르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퓨처링 제네시스’ 영상을 공개하고, 이런 내용의 친환경 브랜드 비전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발표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는 제네시스의 담대한 여정의 시작점이자, 혁신적인 비전을 통해 이끌어갈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시된 비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수소전기차(FCEV)와 전기차(BEV)로만 출시한다. 제네시스는 이를 위해 △고출력·고성능 신규 연료 전지 시스템 △고효율·고성능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총 8개의 FCEV, BEV 라인업을 완성하고, 연간 40만 대 판매목표 달성에 매진할 방침이다. 제네시스는 원자재, 부품, 생산 공정에서까지 탄소배출을 낮추면서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2035년으로 잡았다.
제네시스의 이런 전동화 전환 계획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빠른 편이다. 내연기관 차의 원조격인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내놓기로 했다. 아우디는 2034년부터 판매하는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미국의 GM도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들은 제네시스보다 5년 가량 늦는 셈이다.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2025년 모든 신차 전동화), 스웨덴의 볼보(2030년 내연기관 생산중단) 등은 제네시스와 비슷한 속도로 ‘무탄소’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 업계의 이런 흐름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선 "27개 회원국이 2035년까지 자동차산업 분야 탄소배출을 100% 감축해 나갈 것"이란 내용의 ‘핏 포 55’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노르웨이는 이보다 빠른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영국도 2030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한다. 우리나라는 다소 늦은 2050년까지 수송분야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날 향후 출시될 차종에 탑재될 주요 기능도 공유했다. 앞·뒤 문 사이의 기둥(B필러)이 사라지고, 차문이 서로 마주 보고 반대 방향으로 활짝 열리는 ‘스테이지 도어’, 좌석이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 전통 온돌에서 영감을 받은 온열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성능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GV60’ 전기차종부터 장착될 예정이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은 “제네시스는 럭셔리를 넘어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고객과의 진정한 상호 작용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교류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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