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총액 10.6% 인상·보너스 650% 연내 지급하기로
'성과급 제도 마련 및 3년간 임금 조정' 문항서 이견
합의에만 9시간 진땀… 노조 "이행 안 되면 투쟁"
HMM 노사가 18시간에 걸친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2일 오전 8시 임금 협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당장 우려됐던 수출입 물류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향후 3년에 걸친 임금 경쟁력 제고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노동조합측이 약속 불이행시에는 투쟁에 들어갈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2일 HMM 육상·해운 양대 노동조합과 사측에 따르면 HMM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밤샘 협상 끝에 △임금 인상 7.9%와 교통비·복지포인트 인상 등으로 총액 기준 10.6%(해상직은 11.3%) △격려금 및 생산성 장려금 650% 연내 지급(9월 중 350%, 12월 중 300%)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성과급 제도 마련 및 임금 경쟁력 회복 방안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금 협상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6월 18일 육상노조와의 협상으로 시작된 HMM의 올해 임금 협상은 77일 만에 마무리됐다.
HMM 관계자는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임금 협상을 계기로 노사가 함께 힘을 모아 해운 재건 완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노사 양측의 충돌 가능성이 완전히 제거된 건 아니다. '성과급 제도 및 향후 3년간 임금 조정 방안 마련'이라는 사항에 합의하기까지 진통이 컸던 만큼, 향후 임단협 때마다 마찰이 재현될 공산도 적지 않다.
이날 서울 중구 금융사무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진만 HMM 육상노조 위원장은 "물류 대란이 불가피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대승적 차원에서 많이 양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향후 3년에 걸쳐 임금 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해 TF를 구성한다는 항목을 넣었다"며 "이 항목을 넣기 위해 어젯밤 11시부터 오늘 8시까지 씨름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성과급 제도 명문화와 임금 정상화를 위한 분할 인상 근거도 마련한 것이다. 노사는 TF에서 도출한 방안에 노사가 합의할 경우, 3년 동안의 임금·단체 협상을 갈음하기로 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은 "지금 이 타결은 완전한 타결이 아니다"라며 "성과급 제도 도입 및 3년 내 임금 정상화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켜보며, 지켜지지 않을 경우 투쟁 현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또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의 간섭으로 노사 간 협상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현재 HMM은 3조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는 만큼, 산업은행은 영구채 3조2,000억 원을 신속히 회수해 HMM을 정상적인 회사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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