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8일 예술의전당서 '환상적 무곡' 연주회
가을을 알리는 9월은 러시아의 춤곡으로 시작된다. 러시아 민족음악을 대표하는 '5인조' 중 한 사람이었던 보로딘부터 러시아의 마지막 낭만음악을 장식한 라흐마니노프까지, 서정성 짙은 클래식 공연의 계절이 돌아왔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코심)는 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환상적 무곡'이라는 제목으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연주되는 곡들은 모두 러시아 작곡가들의 래퍼토리로 구성됐다. 지휘자 역시 러시아 출신인 아르망 티그라니얀이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블라디미르 폰킨을 사사했으며, 파보 예르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등이 인정한 차세대 스타다.
첫 곡은 지휘자가 "러시아 음악의 보물"이라고 평가한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 공' 중 '폴로베츠인의 춤'이다. 오페라는 주인공 이고르가 대외침략에 맞서 러시아를 지켜내는 영웅담을 다룬다. '폴로베츠인의 춤'은 극중에서 적장이 이고르를 회유하기 위해 개최한 연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다. 동양적인 선율과 취하는 듯한 리듬이 인상적이다.
경쾌한 서곡과 달리 공연 피날레의 춤은 묵직하다.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최후의 작품 '교향적 무곡'이 예정돼 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작곡가가 말년에 쓴 곡으로, 그의 음악적 예술성이 집약돼 있는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3악장에서는 라흐마니노프가 평생에 걸쳐 천착했던 레퀴엠 테마 '진노의 날(디에스 이레)'이 등장한다. 티그라니얀은 "조국을 향한 그리움과 흘러간 시간과 현재, 가까워진 죽음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작곡가의 모습이 비극적인 아름다움으로 그려진다"며 "자전적 내용을 담은 이 걸작은 결국 ‘죽음의 춤’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주곡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이다. 규제와 검열 속에서 냉혹한 현실을 살았던 작곡가의 여느 작품처럼 냉소와 스릴이 가득하다. 협주곡 1번은 프로코피예프가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에 감명받아 작곡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 곳곳에 러시아 민요 선율이 등장한다.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자 출신인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날 공연은 온라인에서 '네이버TV'와 'V LIVE'로도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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