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
지난달 31일 열린 문화소통포럼서 온라인 축사
"글로벌 플랫폼은 사용자들을 가두면서 분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반대 영상을 보고 나면 비슷한 영상을 계속 보여주면서 가두는 식이죠. 그래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설정해주는 것이 역설적으로 중요합니다. 저희(프랑스 정부)는 법제화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문화소통포럼(CCF) 2021에서 온라인 축사를 통해 "타인과의 진정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일까지 열린 이번 포럼의 주제는 국제사회 핵심가치 공유 방법으로서의 문화소통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 장관은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대표적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들이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이 국제사회 핵심 가치인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디지털 플랫폼이 미국 규정을 따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이 경제 주체로서 자신들의 권력에 한계를 두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이들의 이윤 추구가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가 있어서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장관은 디지털 기술이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으로도 소통할 수 있도록 돕긴 하지만 불평등의 새로운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문맹 등 가짜뉴스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한편 가짜뉴스가 퍼지지 않도록 디지털 세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 장관의 여동생인 델핀 오 유엔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은 이날 온라인 기조발표를 통해, 소통에 있어서 양성평등과 문화 예술 분야의 양성평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오 사무총장은 "문화·예술·출판·광고 분야에 있어서 여성의 비율은 매우 적다"며 "영화나 광고를 보면 여성은 늘 대상화돼 있고 직업도 한정적인 데다 성차별적이며 젠더 기반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 싸우고, 여성들이 더 나은 대표성과 동등한 대표성을 지닐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일 포럼에서 폐회사를 맡은 디네슈 파트나익 인도문화교류위원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시대에 디지털 격차와 함께 문화 창작 영역에서도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대형 스타들이 문화를 표준화시키며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건 늘 '작은' 창작자들"이라며 "팬데믹 시기에 어려움을 겪는 작은 창작자들이 계속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이 문화체육관광부·해외문화홍보원·외교부와 함께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이들 외에도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 폴 매카트니 전속 사진작가인 MJ 김(본명 김명중),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마크 리퍼트 유튜브 아시아 대정부·정책업무 총괄 담당,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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