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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기후 변화·동물 복지' … 고래에게서 발견한 세상의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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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기후 변화·동물 복지'… 고래에게서 발견한 세상의 전모

입력
2021.09.02 15: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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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긱스 '고래가 가는 곳'
바닷속 동족 고래가 품은 자연의 비밀

혹등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혹등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시작은 호주 퍼스 해변에 떠밀려 온 혹등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저자의 관찰이었다.

고래는 왜 해변에 표류했을까. 고래의 인도적 죽음을 위해 주사액으로 안락사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현장에 모인 이들의 두서없는 대화 속에서 저자는 '한 생명체를 향한 인간의 본능적 동정이, 그보다 더 작은 생명체에는 해로울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혹등고래를 안락사시키면 치명적 독극물이 혹등고래가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남아 까마귀, 하이에나 등 사체를 먹고 사는 또 다른 생물에게 재앙이 된다.

'고래가 가는 곳'은 저자가 수집한 고래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인간 삶의 죄과가 어떤 식으로 야생의 생태에 전가되고, 또 우리에게 망각의 증거물로 되돌아오는지를 통찰하는 책이다.

스페인 해안에 밀려와 죽은 향고래 뱃속에는 강풍에 바다로 흘러들어간 비닐하우스 한 채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저자는 안전과 편의의 대명사인 플라스틱이 고래의 죽음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오염에 대한 나의 정의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간 행위의 간접적 여파에까지 우리의 상상이 미치지 못할 때 다른 동물의 삶은 위험에 빠진다며 "고래는 자신의 비극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보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고래가 가는 곳·리베카 긱스 지음·배동근 옮김·바다출판사 발행·496쪽·1만9,800원

고래가 가는 곳·리베카 긱스 지음·배동근 옮김·바다출판사 발행·496쪽·1만9,8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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