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수술' 인천 척추 전문병원 원장·직원 6명 전원 구속

법원 "도주 우려" 영장 발부

대리 수술을 한 혐의를 받는 인천 모 척추 전문병원 공동 병원장 A씨 등 6명이 3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가 아닌 병원 행정직원이 대리 수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 척추 전문병원의 공동 병원장 3명과 행정직원 3명 등 6명이 전원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척추 전문병원 공동 병원장 3명과 B씨 등 행정직원 3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씨 등 6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 등은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에 "이전에도 대리 수술을 한 의혹이 있지 않느냐" "대리 수술 지시를 왜 따랐느냐" 등 취재진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척추 전문병원 관계자 15명을 입건하고, A씨 등 6명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올해 2월 수술실에서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들이 환자 수술 부위를 절개하거나 봉합하는 등 수차례 무자격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대리 수술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로부터 확보한 10시간 분량 동영상에는 행정직원이 수술 부위를 절개하거나 봉합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지난 5월 27일 해당 척추 전문병원 수술실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폰 10대와 전자의무기록(EMR)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의사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대리 수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병원 측은 그러나 대리 수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척추 전문 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은 이 병원은 2006년 64개 병상 규모로 문을 열었고 2013년 병상을 106개까지 늘렸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