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한앤컴퍼니(한앤코)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주식매매계약 매도인을 상대로 계약이행소송을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만약 매각이 절차대로 이뤄졌다면 하루 뒤인 31일 매각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한앤코는 "매도인 측의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한앤코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선례가 생길 우려가 높다"면서 "운용사로서의 마땅한 책무와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양유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당사의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매도인이 언제든 계약이행을 결심하면 거래가 종결되고 소송도 자동 종료된다"며 "당사는 물론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 모두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남양유업의 심각한 위기상황이 조속히 극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27일 홍 회장 등 최대주주 3인의 보유주식 37만8,938주를 한앤코 측에 3,107억2,916만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지분 매각이 주총의 의안 심의와 연동된 건 매매계약에 한앤컴 회장의 이사 선임 등이 선행 조건으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 계약에 따라 주총에서 이사 선임 등의 절차가 완료된 뒤 13영업일이 되는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에 양도계약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당사자들의 합의가 없는 경우 2021년 8월 31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게 양사가 합의한 조건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임시주총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경영권 이전' 안건이 6주 뒤인 9월 14일로 연기됐다. 남양유업은 임시주총을 6주 뒤로 연기한 이유에 대해 "당사자 간 주식 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앤코는 임시주총에서 의안 심의가 연기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포함한 모든 사전절차를 완료했고 오늘 예정됐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끝냈다"며 "이사 선임이 되면 별도로 만나 매각대금과 지분을 교환할 예정이었다"고 반박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