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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인권 선진국’ 英, 성소수자 혐오범죄 1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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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인권 선진국’ 英, 성소수자 혐오범죄 19% 증가

입력
2021.08.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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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년 성소수자 혐오범죄 1만5,835건 발생
경찰당국 "과거에 비해 신고 건수 늘어나"?
인권단체 "대중의 성소수자 적대감 커진 탓"

영국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피터 태첼이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피터 태첼이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동성혼 합법화 등 ‘무지개 인권 선진국’을 자처해온 영국에서 최근 성소수자 혐오 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성소수자 관련 범죄 신고 건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들의 적대감이 커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영국 정부가 발간한 ‘혐오 범죄 보고서’에서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년간 발생한 동성애자 혐오 범죄가 전년 동기간 대비 19% 증가한 1만5,835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성전환자 혐오 범죄도 2,540건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마크 해밀턴 영국경찰서장협회(ACPO) 혐오 범죄 담당 부국장은 “성소수자 혐오 범죄가 잘 신고되지 않았던 이전과 달리 성소수자 전담 연락창구가 생기면서 신고량이 늘었다”고 증가 원인을 설명했다.

최근 2주 내 성소수자 관련 혐오 범죄도 3건이나 발생했다. 16일 런던의 한 공원에서는 50대 동성애자가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전날 버밍엄의 길거리에서도 한 동성 커플이 동성애 혐오 단체로부터 유리병으로 폭행 당해 입원했다. 에딘버러에서도 지난달 30일 한 동성 부부가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영국 성소수자 인권단체 스톤월의 사샤 미스라 부회장은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성소수자들이 여전히 안전하지 못하단 증거”라며 “영국이 성소수자에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라는 건 착각이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혐오 범죄 증가 원인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혐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버밍엄 프라이드’의 로렌스 바튼 이사는 “성소수자가 사회에서 드러날 때마다 이들에 대한 대중의 혐오 행위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라며 “성소수자가 물리적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어야 할 것은 대중의 혐오 인식 개선”이라고 말했다.

2010년 평등법(차별금지법)을 도입하고, 2014년 동성결혼 합법화하는 등 영국은 성소수자 인권 개선에 앞장서왔다.

이에스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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