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생들 '들풀 온라인 학교' 개설
필수과목 강의 동영상 유튜브에 올려
“미얀마 학생들이 다시 꿈꾸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전북대생들이 학교를 잃어버린 미얀마 현지 학생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미얀마는 지난 2월 군사쿠데타 이후 군부에 대한 항의에 표시로 교사와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전북대는 30일 미얀마 학생들을 위한 ‘들풀 온라인 학교(Wild Glass Online School)’를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들풀 학교는 미얀마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정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학년별 필수 과목 강의를 온라인 동영상으로 올린다. 시민불복종 운동에 동참해 해직된 현지 교사들이 교실에서 학생들을 앞에 두고 수업하던 모습 그대로 강의를 한다. 신변을 우려해 얼굴은 가린 채 목소리만 나온다. 현재 9학년(한국 중학교 3년 해당)생을 위한 미얀마어·역사·영어·수학·과학·지질학 6개 과목의 수업 영상이 올라와 있다.
들풀 온라인 학교는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생 10여 명이 만들었다. 국제개발협력 NGO 단체인 ‘글로벌에코비전’ 운영진들이다. 이들이 학교 설립에 나선 것은 지난달 30일 줌(ZOOM)으로 진행한 ‘미얀마 민주화 포럼’행사가 계기가 됐다. 글로벌에코비전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국내 미얀마 학생 모임인 ‘미얀마의 봄’ 회원들이 참여해 민주화 전개 과정과 국민 저항, 군부 탄압 등 이야기를 들려줬다.
공부할 터전을 잃은 미얀만 청소년들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 전북대 학생들은 “과거 한국이 도움을 받았든 어려운 미얀마를 돕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이달 초 '거친 들판을 헤치고 꿋꿋하게 자라나라'는 의미로 ‘들풀 온라인학교’를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개설했다. 미얀마 현지 교사들에게 강의를 요청하고, 이를 맞춤 동영상으로 편집해 사이트에 올렸다. 미얀마에 들풀학교를 SNS로 홍보하는 것도 전북대생들의 몫이다. 현지 교사와 전북대생들 사이 가교역할은 미얀마 출신 이주여성이 맡았다. 해직교사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참여 교사들에게는 10만 원씩 강의료를 전달한다. 강사료 지원은 글로벌에코비전이 맡았다.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 2년 조수민(20)씨는 “한창 배우고 꿈꿀 나이에 학교를 빼앗긴 미얀마 학생들을 도와 미얀마의 봄이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 학년 교육 콘텐츠 제작을 위해 후원금 모금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코비전’은 2017년 전북지역 교수·기업인·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NGO다. 후원금을 모아 네팔 어린이 돕기 등 개발도상국 빈곤·기아 퇴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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