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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스포츠마케팅도 친환경·성평등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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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스포츠마케팅도 친환경·성평등 잰걸음

입력
2021.08.31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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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 원사로 제작된 한화클래식 운영진 유니폼. 한화큐셀 제공

폐플라스틱 원사로 제작된 한화클래식 운영진 유니폼. 한화큐셀 제공

#최근 강원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로 막을 내린 한화클래식은 ‘친환경’으로 시작해 ‘친환경’으로 끝났다. 30일 주최사인 한화큐셀에 따르면 대회 기간에 사용된 종이 인쇄물은 친환경 용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고, 운영진에 제공된 유니폼은 폐플라스틱 원사로 제작됐다. 대회 중 선수들에게 공급된 물도 플라스틱 생수병이 아닌 생분해되는 종이팩으로 제공됐다. 우승자인 이다연(24) 프로에겐 탄소저감 도우미 나무로 알려진 전나무를 수여해 숲 가꾸기 동참도 유도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첼시FC 여성팀에서 뛰는 한국 여자축구 간판 스타인 지소연(30) 선수는 2021~22 시즌에도 유니폼 왼쪽 팔 부분에 국내기업인 현대자동차 로고를 달고 여자 슈퍼리그(WSL) 3연패에 도전한다. 상대적으로 여자축구 인기가 시들한 탓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 선수는 재작년 현대차로부터 투싼을 받고 잇따라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이끌면서 잉글랜드 여자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서울=연합뉴스) 29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2021'에서 우승한 이다연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서울=연합뉴스) 29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2021'에서 우승한 이다연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대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에도 친환경, 성평등 바람이 한창이다. 프로스포츠를 통한 기업 홍보와 사회적 가치까지 가져가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대체로 브랜드 노출 효과만을 바라보며 유명 선수나 인기 종목에 쏠렸던 국내 대기업의 스포츠마케팅이 점차 기후변화 대응, 여성 스포츠 활성화와 연계한 후원으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친환경 대회를 마무리한 한화큐셀 관계자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한화클래식은 '친환경'을 키워드로 삼고 대회 전반에 한화그룹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런 형태의 친환경 스포츠마케팅은 다른 종목에서도 확인된다. 프로축구 K리그 후원사인 현대오일뱅크는 경기장에서 수거된 폐플라스틱을 소재로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 제작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프로야구 KBO리그에 합류한 SSG는 선수단 더그아웃에 설치된 전용 수거함에서 나온 빈 페트평으로 친환경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간판 지소연이 재작년 현대차로부터 투싼을 제공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현대차 제공

한국 여자축구 간판 지소연이 재작년 현대차로부터 투싼을 제공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현대차 제공


과거엔 '후원' 개념으로 여겨졌던 여성 스포츠에 대한 마케팅은 이제 엄연한 '투자'로 인식된다. 스포츠가 시장성을 근간에 두고 가치 평가가 이뤄져 왔다고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선 여성 참가 비율이 역대 최대인 49%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절반에 육박했다. 또한 과거 '남성들의 스포츠'로 여겨졌던 구기종목에서도 성별의 경계는 허물어져가고 있다. 이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울림을 전한 배구선수 김연경(32)이나 탁구선수 신유빈(17) 등 여성 선수들에 후원이 왕성한 이유이기도 하다. KT는 올림픽 폐막 직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 결합상품 광고에 김연경을 앞세웠고, 대한항공과 신한금융그룹 등도 신유빈 후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KT 유튜브 채널 캡처

KT 유튜브 채널 캡처


첼시 이외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AS로마(이탈리아) 여성팀의 파트너로 참여했던 현대차는 지난해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 여성팀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성팀 인지도가 남성팀보다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투자가 의아하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오늘날 여성팀이 전 세계에 전달하는 메시지와 영향력은 남성팀 못지않게 강력하다"며 "고정관념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전 세계 최고 무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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