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서울시교육청 '농촌유학' 인기
1학기 때 82명,? 2학기 165명으로? 늘어
코로나 잊은 아이들 일상 되찾아 호평
"여긴 코로나가 없어서 매일 학교 가서 뛰놀아요."
"주말엔 친구들과 냇가에서 물놀이하고, 텃밭에서 야채를 키워서 따먹어요."
"너무~ 좋아서 또 왔어요."
25일 전남 순천 월등초등학교. 전교생이 40여 명인 농촌마을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는 2학년 학생 10여 명이 모여 뜀뛰기 놀이가 한창이다. 두 발을 모아 도망가는 남학생을 여학생이 잡는 게임에 학생들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 찼다.
이날 이곳 유학생활 이틀째를 맞은 남궁동우(9)군은 "서울 학교엔 없는 체육 시간이 이곳에는 있는 게 가장 좋다"며 "새 친구들도 잘해줘서 학교 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유학 온 박세은(9)양은 1학기에 이어 이번 2학기도 유학을 연장했다. "시골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다시 왔다"는 박양은 "서울에서는 하는 게 게임밖에 없었는데, 이곳은 잠자리를 잡다가 더우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주말엔 봉숭아 따기 체험, 텃밭 가꾸기 등 즐길거리가 많다"면서 "공부도 큰 스트레스 없이, 선생님이 직접 늘 챙겨줘서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자랑했다.
지난주 개학한 월등초에는 현재 서울·경기에서 온 유학생이 총 9명이다. 1학기 때 7명이 유학 온 데 이어 이번 2학기엔 4명이 추가로 등록했지만, 1학기 등록 유학생 중 2명(6학년)이 중학교 배정 문제로 1학기만 마치고 돌아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서울 등 대도시 초·중생들은 등교를 못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매일 등교 수업이 가능한 전남 농어촌학교가 인기다. 전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추진한 '전남농산어촌유학'이다. 수도권 학생들이 6개월에서 1년 동안 전남지역 농촌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자연과 환경을 공부하고, 지역과 지방 학교엔 활력을 주는 도농 상생모델이다. 교육부 주관 '2021 교육 분야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23일 전남 장성군 서삼초등학교와 편백숲 웰니스 행복유학마을에서 열린 2기 전남농산어촌유학생 환영식에서는 서울·경기 등 대도시 초·중학생 165명(초등생 139명, 중학생 26명)이 참석했다. 순천시(25명), 화순군(24명), 영암군(20명), 구례군(17명), 장성군(14명) 등 전남 17개 시·군 37개 학교로 전학해 유학생활을 시작한 학생들이다. 특히 2학기 유학생 중 57명은 1학기(82명)에 이어 만족도가 높아 연장했다.
농산어촌 유학은 해외 언론에서도 관심이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최근 ‘한국의 교육열’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전남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서울 학생 2명이 화순초 이서분교로 전학해 도시의 복잡함과 불안감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여유를 찾아가는 생활상을 조명했다.
또 세계 최대 공영방송인 영국 BBC도 지난 6월 BBC월드뉴스와 인터넷 뉴스 사이트 아시아판을 통해 전남유학프로그램을 보도했다. BBC는 ‘서울 학생들 농촌으로 향하다’라는 제목의 영상뉴스를 통해 순천 월등초로 유학 온 서울 학생 7명의 학교생활과 일상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청정 전남의 품에서 유학생이 신나게 놀고, 더 깊이 배우며,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전남 학생과 서로 손잡고 우정을 쌓아 미래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