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부동산원 매매수급지수 발표
15개월 연속 이어진 매수심리 강세 꺾이나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3개월 만에 한풀 꺾였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제한에다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110.8로, 지난주(112.4)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 넷째 주(110.5) 이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105.6으로 전주(107.3) 대비 1.7포인트 떨어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줄곧 강세를 기록했던 서울 동북권의 매수심리도 109.5에서 108.2로, 재건축 예정 단지 위주로 강세였던 강남권도 106.1에서 104.4로 내려갔다. 경기는 114.5에서 113.1로, 인천 역시 115.6에서 113.6으로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부터 줄곧 매수심리가 강세다. 지난해 5월 마지막 주(99.7) 이후 15개월 연속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계속된 아파트 공급 물량 부족 등이 겹쳐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돼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조이기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이 제한되면서 실수요자의 매수심리가 소폭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조사시점 이후인 지난 26일 기준금리까지 인상해 '영끌' 등 투자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 거래가 줄어 집값 상승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급 부족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재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집값이 떨어지긴 어렵다는 의미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기준금리 인상 직전에도 급격히 올랐다. 이달 23일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상승했는데,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0.50%)도 부동산원이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인상 폭이 크지 않고 이미 주담대에 금리인상 흐름이 반영돼 있어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