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활동하며 성착취물 100여개 소지?
피해자 사진 '인증샷' 올리고 직접 협박도
피고인들 “사실 관계 맞지만 법리적 무죄”
게티이미지뱅크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박사방’에서 유료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회사원 2명이 법정에서 “음란물 소지 등 일부 혐의는 인정하지만 범죄 집단 가입·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정성완 부장판사는 27일 범죄 집단 가입·활동 및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아청법) 위반(성착취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박사방 유료회원 A(33)씨와 B(33)씨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두 피고인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회사원” “영업직”이라고 각각 밝혔다.
A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범죄집단 가입·활동 혐의는 부인하고, 아청법 위반 음란물 배포·소지 혐의는 인정한다”고 밝혔다. B씨 측은 “음란물 소지만 혐의 인정하고, 강제추행이나 범죄집단 관련 혐의는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과 B씨는 각각 ‘던힐’과 ‘사장수’라는 대화명으로 2019년 11월 박사방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박사방 운영·홍보를 돕거나 실제 성착취물 제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성착취물 영상 시청을 위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에게 183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송금했고, B씨도 43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지불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실제 '성착취 범행'에도 동조·가담했다. 조주빈이 한 피해자의 사진을 박사방 파생 대화방인 '노아의 방주방'에 올리고 "18시까지 이 사진을 뿌리고 인증한 사람만 대화방에 남길 것"이라며 박사방 회원들에게 피해자 사진 유포를 부추기자, 유료회원이었던 A씨는 방에 남기 위해 피해자 사진을 텔레그램방에 게시했다.
B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접촉한 한 피해자를 속여 신분증과 신체 노출 사진을 얻어낸 뒤 “말을 듣지 않으면 유포하겠다. 인생 망치고 싶냐”고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전송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54개, B씨는 134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현재까지 박사방 회원 중 범죄집단 관련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총 38명이다. 이중 조주빈과 박사방 2인자 ‘부따’ 강훈(20) 등 10명은 구속기소됐고, A씨와 B씨 2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나머지 26명은 인적사항 등을 특정하기 어려워 기소중지 등으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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