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 1년 사이 1%p 이상 올라
'우대금리 축소, 가산금리 인상' 영향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1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낮추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인 영향이다. 1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압박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은이 발표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7월 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2.92%)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연 2.99%를 기록해 3%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0월(3.01)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2.55%) 저점을 형성한 뒤, 꾸준히 올라 약 1년 만에 0.44%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특히 신용대출 금리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전월(3.75%) 대비 0.14%포인트 급등한 3.89%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2.86%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전체 가계대출 평균금리 상승폭의 두 배를 넘는다. 지난달에는 신용대출 금리의 기표(기준)금리가 되는 은행채 3개월·1년물도 전달 대비 각각 0.11%포인트·0.09%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는 전월(2.74%) 대비 0.07%포인트 오른 2.81%를 기록했다. 집단대출 역시 전월(3.06)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3.20%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 상태인데도, 각종 가계대출 금리가 앞서 상승하는 이유는 1,8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급증세를 막기 위해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 축소 △우대금리 축소 △가산금리 인상 등 갖가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관리하기 위해 우대금리 축소와 가산금리 인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은이 조만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 향후 금융사들의 대출금리 상승 압력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이번에 금리를 올렸지만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11월께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상해 1%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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