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브랜드의 전기차 계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전기차, 아이오닉 5을 선보이자 기아자동차에서는 EV6를 선보이며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채롭게 구성하는 모습이다.
아이오닉 5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EV6는 체격이나 디자인, 그리고 일부 기능 등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브랜드의 차이’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의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기아 EV6 롱레인지 어스 4WD는 실제 주행 환경에서 어떤 매력을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EV6는 롱레인지 어스 사양이며 4WD의 구동 방식을 갖췄다. 그리고 체격은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4680mm와 1,880mm 그리고 1,550mm에 이른다. 참고로 이러한 수치는 이전의 전기차들에 비해 한층 커진 수치다.
이러한 넉넉한 체격을 품고 있는 만큼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도 거부감이 없는 모습이다. 덧붙여 휠베이스는 2,900mm이며 공차중량은 시승 차량 기준 2,055kg으로 제법 무게감이 느껴진다.
넉넉함과 곡선의 매력이 돋보이는 EV6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조용히 서 있는 EV6 롱레인지 어스 4WD를 마주했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전기차 시장’의 주요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컴팩트 체급에서 벗어나 조금 더 넉넉해진 여유가 돋보이는 모습이다.
덧붙여 아이오닉 5와의 비교가 이어진다. 물론 같은 그룹의 브랜드라 하지만 디자인의 연출, 그리고 체급의 질감이 사뭇 다르다. 특히 아이오닉 5가 차량의 디자인을 강제로 ‘불린듯한 모습’이라 한다면 EV6 쪽은 분명 이색적이지만 깔끔한 균형감이 느껴진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을 드러내기 위함일까? EV6의 전면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기아차의 디자인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로 명명된 프론트 엔드는 꽤나 신선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제시한다.
아이오닉 5가 디지털화 된 감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비해 EV6는 지금의 소비자 혹은 ‘과거의 소비자’들에게도 인정 받을 수 있는 보편 타당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더욱 부담 없이 마주할 수 있었다.
측면에는 해치백도 아닌, 왜건도 아닌 미묘한 실루엣이 눈길을 끈다. 보는 이에 따라 이채롭고, 또 어색하거나 당황스러운 모습일 수 있지만 탑승 공간 및 적재 공간 모두를 확보하는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이외에도 여러 디테일이 만족감을 높인다.
끝으로 후면은 측면의 독특한 실루엣과 합을 이루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넉넉함이 돋보이는 볼륨감이 돋보인다. 이와 함께 리어 스포일러를 더해 기능적인 매력을 한층 더해 ‘차량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익숙하며 가치를 더한 미래의 공간
외형에서 볼 수 있던 EV6의 가장 큰 매력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조는 실내 공간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사실 대시보드나 스티어링 휠, 그리고 각종 구성 등은 무척 익숙하고 ‘보편적인 구성’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하나하나 살펴 본다면 꽤나 혁신적이고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 많다. 소재나 마감 외에도 인포테인먼트 컨트롤 패널이나 플루팅 센터 터널 등은 무척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외의 디지털 클러스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우수한 그래픽 품질과 연출의 매력도 돋보여 ‘국산차의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그래픽 테마의 디지털 클러스터를 비롯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능의 우수성이 인상적인 수준이며, 다양한 기능을 언제든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그 만족감이 더욱 높다.
게다가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진 덕분에 실내 공간에서 더욱 우수한 ‘공간 가치’를 누릴 수 있고 운전자만의 ‘특별한 개인 공간’의 역할 역시 훌륭히 제시한다.
차량의 체격이 커진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실제 도어를 열고 1열 공간을 살펴보면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이 눈길을 끈다. 절대적인 체격이 크지 않지만 충분히 ‘여유’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고, 패키지가 깔끔히 그 만족감이 더욱 높게 느껴졌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준수하다. 넉넉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공간 여유를 제시하고, 시트의 크기 및 각도 조절의 여유 역시 만족스럽다. 덕분에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이전의 작은 전기차’들과 확실한 대비를 이룬다. 참고로 2열 중앙 바닥 역시 평평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
한편 적재 공간 역시 ‘준수한 모습’이다. 해치백과 왜건 사이, 그 어딘가 즈음에 있는 차체 형태 덕분에 생각보다 넉넉하고 깔끔한 공간이 마련된 모습이다. 게다가 여기에 2열 시트를 폴딩해 상황에 따라 더욱 넉넉한 공간 확보가 가능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활용성’이 만족스럽다.
준수한 운동 성능을 기대하게 만드는 EV6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번의 시승 차량은 EV6 롱레인지 어스 4WD, 듀얼 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AWD 시스템을 장착해 239kW의 출력을 제시한다. 이는 환산 시 약 325마력과 61.7kg.m로 다양한 상황에서의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보장한다.
덧붙여 차체 하부에 자리한 77.4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되어 1회 충전 시 403km의 주행거리(복합 기준, 도심: 446km / 고속: 351km)의 여유를 제시한다. 참고로 공인 전비는 4.6km/kWh(도삼: 5.1km/kWh 고속: 4.0km/kWh)로 ‘평이한 수준’이다.
만족스럽게 연출된 EV6 롱레인지 어스 4WD의 주행
제한된 시간 동안 시승이었지만 최대한 여유를 갖고 EV6 롱레인지 어스 4WD를 둘러 본 후 시트에 몸을 맡겼다. 독특하면서도 미래적인 요소들이 돋보이지만 ‘익숙한 구성’ 덕분에 별도의 적응 시간 없이 곧바로 차량의 기능 및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소재나 연출, 그리고 마감 등에 있어서도 준수한 모습이고 시트나 스티어링 휠 등의 마무리도 좋은 모습이라 차량 전체적인 만족감이 한층 높아졌다. 다만 드라이빙 포지션이 ‘쾌적하다’라고 하기엔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본적인 성능은 충분하다. 그렇기에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주행을 시작하면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말 그대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가속할 수 있고 또 이어갈 수 있는 ‘확신’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단순히 출력 전반의 만족감 외에도 ‘질감’ 역시 개선된 모습이다. 특히 이전의 전기차들이 워낙 ‘온/오프’ 방식의 절단된 질감을 주었건 것에 비해 EV6는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 및 출력 전개가 꽤나 매끄럽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덕분에 ‘탈 내연기관의 설득력’이 크게 느껴진다.
전기 모터의 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구동 시스템의 완성도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최근의 현대기아차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원형의 기어 다이얼을 돌려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4WD 시스템은 이번 시승에서는 특별히 체험할 수는 없었지만 ‘주행의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었다.
덧붙여 EV6 롱레인지 어스 4WD의 스티어링 휠 뒤쪽에는 패들이 마련되어 회생 제동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통해 주행 효율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현할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회생 제동의 이질감을 선호하지 않아 이번 주행에서는 최저로 설정해 달렸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의 대중적 전기차의 아쉬움 중 가장 큰 것이라 한다면 바로 ‘경직된 차체의 투박함’에 있다.
실제 이전의 전기차들은 배터리 및 구동 시스템을 버티기 위해 차체를 과도하게 견고하게 조직해 서스펜션이를 대응하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건조함이 느껴지는 ‘딱딱함’이 시트를 뚫고 전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의 EV6 롱레인지 어스 4WD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앞서 설명한 딱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거나 ‘완전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전의 전기차 보다 한층 개선되고, 더욱 여유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아이오닉 5가 노면 변화에 곧바로 이질적이고 건조한 질감으 보인 것에 비해 EV6는 생각한 것보다 더 여유롭고 넉넉한 반응이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머리 속에서 ‘EV6의 상대적 비교 우위’를 느끼게 했다.
한편 시승을 하며 특별히 차량의 효율성을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시승 중의 누적, 평균 전비는 5.2km/kWh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차량의 공인 전비와 비교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일 것이다.
좋은점: 익숙함 속에 도드라지는 미래적 가치의 발현, 한층 개선된 전기차의 주행
아쉬운점: 호불호가 갈리는 측후방의 모습
더욱 설득력을 갖춘 전기차의 도래, 기아 EV6
기아 EV6의 성공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전기차라는 것이 공급과 수요의 배경이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EV6’는 이전보다 한층 발전된 전기차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존재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존재감’은 분명 탈 내연기관에 더욱 큰 설득력을 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촬영협조: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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