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한 전직 위원장 4명에 대해 "노동자 계급을 외면하고 배신한 보수정당 품에 달려갔다"고 비판했다. 10월 총파업을 선언하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점에 현직 지도위원들이 잇따라 여권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민주노총은 26일 "이수호 조준호 김영훈 신승철 4명의 민주노총 전직 위원장들이 보수정치권의 대선후보 지지 활동을 위해 민주노총 지도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한때 민주노총의 대표로서 노동자 투쟁의 선두에 서 왔던 지도위원들이 진보정당 운동의 시련기를 견디지 못하고 보수정치의 품으로 달려가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직 위원장들 잇따라 이재명·박용진·이낙연 지지
민주노총에 따르면 김영훈·신승철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공정사회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을 출범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책연대를 선언했다. 2010년과 2013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두 사람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전 민주당 의원과 함께 노동광장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조직은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노동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04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했던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박용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전교조 위원장 출신인 이 전 위원장은 박용진 후보의 고교 시절 은사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에는 조준호 전 위원장이 이낙연 민주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조 전 위원장은 2006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맡은 후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 활동을 해왔다.
"노동자 배신하고 보수정치 품에... 쓰디쓴 좌절 볼 것"
민주노총은 4명의 전직 위원장들이 '반노동자 후보'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권은 촛불정권을 자임했지만, 뿌리 깊은 반노동정책을 청산하지 못하고 한국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며 "앞을 다퉈 친노동정책을 표방하는 또 다른 (민주당의) 보수정치인들이 노동자의 생존과 권리를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불평등-양극화 체제의 청산과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해 10월 110만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면서 "역사의 진보와 노동자 계급의 힘을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은 쓰디쓴 좌절과 회한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직 위원장 4명이 지도위원을 사퇴함에 따라 민주노총은 지도위원이 12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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