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전주와 동일한 0.4% 상승
전세 오름폭 소폭 줄었지만 '안정화' 기대 어려워
"조금만 기다려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그 사이에 집값은 쉴 새 없이 오르고 대출은 막혔습니다. 졸지에 연고도 없는 수도권 외곽으로 빠져야 할 판이에요."
정부의 연이은 공급 확대 메시지와 사상 초유의 '가계 빚 조이기'에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여전하다.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발 호재 기대감이 있는 중저가 단지를 찾는 수요가 수도권 전역으로 퍼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들끓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4%다. 2주 연속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아파트값(0.21%→0.22%)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건축 예정 단지가 몰린 서울 노원구(0.32%→0.39%)는 매매가격 상승폭이 한 주 만에 0.07%포인트 커지며 201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0.24%→0.27%)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의 재건축과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올라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0.5%)도 중저가 위주의 매수세로 전주의 역대급 오름세를 유지했다. 오산시(0.83%)와 시흥시(0.69%)는 저평가 인식이 있는 중저가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의왕시(0.69%)는 신축과 재개발 기대감이 큰 매물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중저가 매물을 찾는 지역 범위도 점점 넓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률(0.20%→0.19%)이 소폭 줄었지만 '전세 시장 안정화'로 보기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인 데다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수급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여경희 연구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와 사전청약 대기 수요 등을 감안하면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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