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8개 중대 배치 속?1시간 집회 후 자진 해산
통제센터 점거 농성은 지속… 필수요원 출입은 허용

25일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사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400여 명이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는 사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근무하는 협력사 노조원 1,400여 명이 25일 오후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는 사내 집회를 벌였다. 지난 23일 당진공장 통제센터를 점거한 100여 명은 3일째 점거 농성을 이어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소속인 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당진공장에서 집회를 열고 “현대제철은 협력사 직원들을 자회사가 아닌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임금 협상도 협력사가 아닌 현대제철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시간가량 집회를 진행한 뒤 자진 해산했다. 외부에서 온 민주노총 조합원 49명도 공장 정문 앞에서 집회에 동조했다.
경찰은 방역수칙 위반이나 폭력 행위 등이 일어날 것에 대비, 이날 집회 현장에 18개 중대 1,200명을 배치했다. 앞서 김홍장 사장은 지난 2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예정된 집회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진시도 지역 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적용으로 집회 가능 인원이 50명 미만으로 제한되는 만큼 집회 강행 땐 방역수칙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통제센터 점거 농성 사흘째
공장에선 점거 농성도 계속됐다. 이틀 전 오후 5시 30분 생산부서 사무실인 통제센터를 기습 점거한 노조원 100여 명은 사무동 5개층 가운데 4층 생산통제센터를 제외한 모든 사무실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제철소는 정상 가동되고 있다. 점거 과정에선 보안업체 직원 9명과 제철소 직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회사는 통제센터가 환경 및 안전 업무를 감독하는 곳이라면서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엔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 이곳에서 일하던 재무·물류·안전 분야 직원들은 점거 과정에서 쫓겨나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철강 생산엔 차질이 없지만 물류, 안전 등의 업무는 마비됐다”고 설명했다.
전날엔 양승조 충남지사가 공장을 찾아 점거 농성 해제를 요청했다. 양 지사는 이 회사 박종선 부사장과 이강근 비정규직지회장을 만나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제철소 정상 운영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노조는 통제센터 점거 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제센터 전면 봉쇄 방침을 바꿔 필수 인력 출입은 허용하고 있다.
본사에 직고용·처우 개선 요구
이들 노조원은 자회사를 세워 협력업체 직원들을 정규직화하려는 회사 방침에 반대하면서 본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다음 달 1일 당진, 인천, 포항 등 사업장을 둔 지역에 현대아이티씨 등 자회사 3곳을 공식 설립하고 협력사 직원들을 고용할 방침이다.
당진공장은 협력사 직원 5,300여 명 중 2,800명이 자회사 편입에 응했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자회사로 옮기면 현대제철 정규직의 60% 수준인 평균 임금이 80%까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2,500여 명은 사측 방침을 거부하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더불어 본사 직고용, 본사 직원과 동일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