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학생 사망' 만취운전 50대 2심도 징역 8년

"음주운전 두 차례 처벌... 유족 용서 못 받아"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숨진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씨의 부모가 지인을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만취상태로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 원정숙 이관형 최병률)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9%의 만취상태로 운전하다가 20대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당시 28세)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건은 쩡이린씨의 친구라고 밝힌 이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이미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전과가 있다는 점을 들어 검찰 구형량인 징역 6년보다 높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A씨는 피해자의 유족에게 사죄 편지를 보냈고 유족이 형사보상금 용도로 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도 "유족은 엄중하고 합당한 처벌만을 바랄 뿐 형량에 영향을 줄 어떤 금전적 보상이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며 1심 양형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