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출생 통계
OECD 평균 1.61명의 절반 수준
아이 낳는 시기도 가장 늦어
지난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인당 출생아 수)이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아이를 안 낳고, 아이를 낳더라도 가장 늦게 첫째 아이를 가지는 나라로 꼽힌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년 출생통계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2019년 대비 3만300명(10.0%)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0명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OECD 회원국 평균(2019년 기준)인 1.61명의 52.2% 수준이다.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한 것은 벌써 7년째다.
2019년 기준으로 봐도 한국(0.92명)은 스페인(1.23명), 이탈리아(1.27명)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압도적 저출산 국가다. 가장 아이를 많이 낳는 이스라엘(3.01명)과 비교해도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산모가 첫째 아이를 낳는 시기도 OECD 국가 중 가장 늦다. OECD 국가 중 첫째 아이 출산 연령을 공개한 나라는 총 30개국인데, 2019년 기준 이들 국가 평균은 29.3세다. 한국은 이보다 3년 가까이 더 늦은 32.2세에 첫 아이를 출산한다. 한국 다음으로 늦은 나라가 △이탈리아(31.3세) △스페인(31.1세) △룩셈부르크(31.1세) 등으로 한국보다 1년은 빠르다. 더구나 2020년 기준 한국의 첫째 아이 출산 연령은 32.3세로 전년보다 0.1년 더 늦춰졌다.
작년 인구 1,000명당 출생률(조출생률)은 5.3명으로 2019년보다 0.6명 더 줄었다. 세종시는 인구 1,000명당 10명의 아이가 태어나 유일하게 두 자릿수 조출생률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2019년보다 1.7명 줄어든 것이다.
첫째 아이의 출생은 2019년보다 1만5,000명(8.6%) 줄어든 1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둘째 아이는 11.8%, 셋째 이상은 12.0% 감소했다. 부모가 결혼 후 첫째 아이를 낳는 데까지 걸린 기간은 2.3년으로 2019년보다 0.1년 길어졌고, 2년 이내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중은 55.5%로 1.6%포인트 줄었다.
이날 함께 공개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13만6,9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5% 감소했다. 통상 4분기 출생아 수가 다른 분기에 비해 10%가량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출생아 수는 상반기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전년 대비 3.5% 줄어든다면, 올해 출생아 수는 26만 명 대에 그칠 수도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은 0.82명으로 지난해 2분기(0.85명)보다 0.03명 줄어들었다. 1분기 합계출산율도 마찬가지로 0.03명 감소(0.91명→0.88명)한 바 있다. 이 추세면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도 0.8명대를 간신히 지킬 수 있을 수준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