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원더걸스·미쓰에이·트와이스·ITZY 등을 배출하며 '걸그룹 명가'의 명성을 이어온 JYP가 내년 신인 걸그룹 론칭을 예고한 가운데, 과연 이들이 어떤 방향성으로 4세대 K팝 시장을 공략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최근 걸그룹 론칭 소식을 알렸다. 내년 2월, 국내 걸그룹으로는 ITZY 이후 3년 만에 새로운 걸그룹을 선보이겠다는 발표였다.
JYP에 따르면 새롭게 출사표를 던질 걸그룹은 비주얼과 실력은 물론 JYP 걸그룹만의 고유 콘셉트까지 확고하게 갖춘 '에이스'다. 현재까지 베일을 벗은 멤버는 지니 지우 규진으로, 정확한 걸그룹의 멤버 수나 콘셉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정식 데뷔를 무려 반 년 가량 앞두고 새 걸그룹 론칭 소식을 먼저 발표하며 글로벌 음악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JYP는 이들의 데뷔 프로모션 역시 그간 배출했던 걸그룹들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했다. 지난달 신인 걸그룹에 대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흘간 이들의 데뷔 앨범 한정반 블라인드 패키지 판매에 나선 것이다.
결과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이들은 데뷔 선주문량 6만1,667장을 기록하며 자신들을 향한 대중의 기대를 증명했다. 이같은 기대는 이후 JYP에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새 걸그룹 멤버들의 커버 콘텐츠를 향한 뜨거운 반응에도 묻어났다. 처음으로 공개된 멤버 지니 지우 규진의 댄스 커버 콘텐츠를 공개 5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00만 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후 공개된 지니의 솔로 커버 콘텐츠 역시 공개 5일 째인 25일 기준 65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JYP표 걸그룹'이라는 타이틀 아래 데뷔 전부터 글로벌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는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양새다.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K팝 시장에서 음악 팬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은 본격적인 출발 전부터 상당한 어드밴티지를 얻은 셈이다.
이제 이들을 향한 시선은 앞으로의 방향성에 쏠린다. 그 방향성은 곧 이들이 데뷔 이후 '주요 타깃'으로 할 활동 무대를 의미한다.
앞서 JYP 출신 걸그룹들은 대부분 국내 음악 시장 섭렵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는 전철을 밟아왔다. 원더걸스가 잇따른 메가 히트곡 발표로 K팝 시장을 휩쓴 뒤 미국행에 나서 활동을 이어왔던 데 이어, 트와이스 역시 지난 2월 미국 대표 레이블 중 하나인 리퍼블릭 레코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후배 그룹인 ITZY 역시 비슷한 행보를 걸었지만, 데뷔 후 비교적 짧은 시간 만에 미국 시장 도전에 나서며 JYP의 '미국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같은 전적을 미루어 볼 때 JYP 표 새 걸그룹의 미국 시장 진출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다. 최근 'K팝' 장르가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 속, 미국 시장 메인 스트림 진출 도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관문이기도 하다.
관건은 그간 주로 국내 및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왔던 JYP가 어떤 콘셉트로 이들을 미국 시장에 안착시킬 것인가다.
이미 알려진 것 처럼 미국 시장에서는 국내 및 아시아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상큼발랄·러블리 콘셉트보다 세련되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담은 콘셉트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편이다. 상큼하고 소녀다운 에너지가 넘치는 콘셉트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트와이스가 리퍼블릭 레코즈와 파트너십 체결 이후 본격적으로 시크하고 강렬한 콘셉트로 이미지 변화를 알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새 걸그룹이 가요계 트렌드에 발맞춰 데뷔 단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린다면, 그간 JYP에서 선보여진 걸그룹과는 사뭇 다른 콘셉트로 데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 속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아직은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현재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걸그룹(일례로 블랙핑크·이달의 소녀·드림캐쳐)들이 내세운 콘셉트와 차별화 되는 요소를 갖추는 일이 가장 시급한 숙제다.
그간 소속 아티스트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서 일련의 성과를 거둬오며 노하우를 쌓아온 하이브·SM·YG와 달리 JYP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로 인해 거둔 성과는 미비한 상태다. 이 가운데 JYP의 주력 시장이었던 국내 및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발빠르게 읽고 보다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진화형 걸그룹'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이들이 결과로 증명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이 우려를 딛고 영리한 방향 설정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낸다면 이는 분명 JYP의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해 나갈 새 지점이 될 것이다.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는 신인 걸그룹과, 이들을 이끌어 갈 JYP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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