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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쿠자 두목에 사형 선고하자... "너 평생 후회할 것" 판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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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쿠자 두목에 사형 선고하자... "너 평생 후회할 것" 판사 위협

입력
2021.08.25 16:45
수정
2021.08.25 23:5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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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실화시대'란 잡지에 등장했던 구도카이의 두목 노무라 사토루(오른쪽)와 '넘버2'인 다노우에 후미오. 실화시대 2009년 7월호 표지

과거 '실화시대'란 잡지에 등장했던 구도카이의 두목 노무라 사토루(오른쪽)와 '넘버2'인 다노우에 후미오. 실화시대 2009년 7월호 표지


오랫동안 지역 건설업자 등 시민에게 돈을 갈취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습격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등 범죄를 일삼아 온 ‘야쿠자’(일본 폭력조직) 두목에게 일본 사법부가 사형을 선고했다. 극형을 예상하지 못한 피고인은 재판정에서 판사를 향해 “너, 평생 후회할 거다”라고 고함을 지르며 위협했다.

2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후쿠오카 지방법원은 기타큐슈시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폭력단 구도카이(工藤?)의 노무라 사토루(74) 총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조직의 ‘넘버2’인 다노우에 후미오(65)에겐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1998~2014년까지 4건의 습격 및 살인 사건과 관련,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지시를 내린 공범이라는 혐의다. 일본에서 야쿠자 두목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진 건 처음이다.

일본의 폭력집단이 주로 조직끼리 이권 다툼을 하는 것과 다르게 구도카이는 민간 기업이나 일반인에게도 이권을 요구하고, 거부하면 습격하거나 죽이는 등 수법이 훨씬 잔혹해 일본 경찰은 이들을 ‘특정위험지정폭력단’으로 지정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음식점, 건설업, 수협 관계자, 폭력단 배제운동 지도자 등이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과거 이 지역에서 건설 공사를 수주하면 1~3%는 이 단체에 갈취당했다고 한다.

노무라 등 폭력집단 수뇌가 후쿠오카현 경찰당국에 체포된 것은 지난 2014년 9월. 체포작전 명칭은 ‘정상(頂上)작전’이었다. 문제의 사건에서 실행범들은 이미 검거됐으나 현경은 “우두머리를 기소하고 사회에서 몰아내지 않으면 이런 사건들은 끝나지 않는다”며 체포했다. 실제로 이 4건 외에도 2011년 이후 야쿠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시민과 기업을 노린 습격 사건이 20건이나 있었지만 보복을 우려한 피해자들이 증언을 거부해 대부분 미해결 상태였다.

이들이 체포된 후 구도카이의 세력은 위축됐다. 2013년 860명이던 회원은 지난해 말 430명으로 반감했고, 본부 사무소는 매각됐다. 그동안 함구했던 피해자들도 하나둘 입을 열었다. 실제로 이날 재판에선 “너와 아버지가 타깃이 된다. 알고 있나” “만나기만 해봐, 어찌 될지 모른다. 회사와 아이들을 박살 내 버리겠다” 등등 이들이 시민에게 가한 협박 발언도 다수 공개됐다.

장기간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조직범죄의 특성상 이들이 살인이나 습격 등 범죄를 실행한 사람에게 지시를 내렸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피고인들은 최고형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법정에서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이 이권 개입에 크게 관여하고, 다수의 조직원을 조직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피고인의 결정으로 인정할 수 있다” “각 범행을 통해 일반 사회, 특히 규슈 지역에서 치안이 크게 악화하는 사회적 영향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이들의 혐의를 인정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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