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S건설 현장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주민 불안
유치원 2곳과 중·고교 등굣길에 차량 접촉사고 잦아
해당 구청도 건설사도 "나 몰라라" 뒷짐만
대형 건설사 S건설이 공사현장 옆 어린이보호구역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오전 9시 한 모자가 보행로도 없는 도로를 걸어 유치원으로 가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S건설 공사현장 옆 어린이보호구역은 안전요원이나 보행자 안전통로가 없어 인명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건설사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형 건설사인 S건설이 대구 수성구에서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면서 어린이보호구역이 사고위험 지역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일대 어린이보호구역은 접촉 사고가 잦아 보행자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준공은 2년 가까이 남아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오전 9시 대구 수성구 S건설 공사현장 정문 앞을 가로지르는 어린이보호구역에는 불법주차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 유치원을 등교하는 모녀가 서행하는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가로질렀다. 지난 18일 오전 8시에도 한 중학생이 뒤따라오던 차량이 경적을 울리자 깜짝 놀라 도로 가운데를 달리기 시작했다. 공사 시작 후 이면도로에 사람 다닐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어린이보호구역은 인근 유치원 2곳과 중·고교의 등굣길로 길이 100m, 폭 6m 이면도로다. 한쪽은 공사현장에서 세운 라바콘과 안전펜스가 막고 있어 보행자가 도로를 가로질러야 하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공사가 시작된 후 차량이 교행할 수 있었던 이면도로가 좁아지면서 한 대가 겨우 지나는 바람에 접촉사고가 잦고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주민도 "매일 아슬아슬한 등굣길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관할 수성구청과 경찰 모두 문제해결에는 고개를 흔들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불법 주정차 단속은 구청, 속도제한 단속은 경찰이 담당하지만, 보행자 안전 예방적 차원의 조치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당초 공사현장 주변으로는 행정당국이 안전통로 설치를 건설사에 권고하거나, 건설사가 자발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방치한 것이다.
반면 서구의 B건설 공사현장은 주차 문제가 불거지자 사유지에 주차장을 설치했고, 수성구 I아파트 공사현장은 폭 1.5m정도의 보행자 안전통로를 설치해 S건설 공사현장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건설 전문가들은 구청이 아파트 준공 허가 조건을 결정할 때 검토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사현장 옆 어린이보호구역에 안전문제가 불거지는 자체가 부실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대구 수성구의 아이에스동서 수성범어W 현장에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사유지에 폭 1.5m정도 보행자 안전통로를 설치해 S건설 공사현장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S건설 공사현장 옆 어린이보호구역. 보행자 통로가 없는데다 60cm 정도 공간에는 공사현장에서 설치한 라바콘과 안전펜스가 놓여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형 건설사 S건설이 주민들로부터 어린이 보행자 안전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건설사 측은 "폭 6m 이면도로가 좁아졌다는 민원이 발생할 것 같아 보행자 안전통로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수성구 관계자는 "건설사가 공사현장 외벽을 사유지 뒤로 물리고 안전통로를 설치하면 불법주차도 해결하고 보행자 안전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며 건설사의 자발적 해결에만 기대는 등 뒷짐만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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